프로야구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에 먼저 선착한 팀들의 가장 큰 과제는 실전 감각 회복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2~3주가량 실전 공백으로 인해 시리즈 초반 타자들이 타격감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하지만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한화는 전혀 달랐다.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장단 15안타를 폭발하며 난타전 끝에 9-8 재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믿었던 선발투수 코디 폰세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고전했지만 타선의 힘으로 경기를 두 번이나 뒤집으며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포수 최재훈을 제외한 선발 타자 8명이 안타를 쳤다. 채은성이 6회 결승타에 이어 8회 쐐기타로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고, 노시환도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렸다. 2회 우측 몬스터월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린 문현빈이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6회 중견수 키 넘어가는 동점 2루타를 친 손아섭이 4타수 2안타 2타점을 폭발했다. 루이스 리베라토도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 활약을 하는 등 5명의 타자들이 멀티히트를 쳤다.


한화에겐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3일 수원 KT전 이후 15일 만의 경기였다. 2주 공백이 있었지만 이를 무색케 하는 활발한 타격이었다. 경기 전 투수전을 예상한 김경문 한화 감독도 타선이 이 정도로 터질 줄은 몰랐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타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쳐줬다. 아무리 연습경기로 4게임을 했다고 하지만 첫 경기에 이렇게 점수가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기대 이상 공격력을 보였다. 경기 전에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야구가 어려운 것 같다. 에이스들이 많은 점수를 주는 것 보니 야구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감독이 언급한 대로 한화는 플레이오프를 기다리며 대전에서 총 4차례 연습경기 일정을 잡고 소화했다. 지난 9~10일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이어 12·14일 국군체육부대 상무 피닉스와 2경기씩 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자체 청백전보다 대외 팀들과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실전을 소화했다. 김경문 감독도 4차례 연습경기 일정을 마친 뒤 “우리와 연습경기에 최선을 다해 함께해주신 연천 미라클과 상무 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화 주장 채은성도 4차례 연습경기 효과를 언급했다. 채은성은 “플레이오프 연습 기간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김민호, 정현석 타격코치님이 좋은 컨디션으로 올 수 있게 도와주시며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고 코칭스태프에 공을 돌린 뒤 연천 미라클, 상무 피닉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상무는 1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됐지만 한화 요청으로 하루 늦춰 연습경기를 치르며 적극 협조했다.


“감사하게도 추석 연휴 기간에 연천 미라클과 상무가 연습경기를 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채은성은 “그 기간 타자들의 타격이 좋았고, 감을 잘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가 걱정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적어서 긴장하는 게 걱정됐지, 첫 경기라서 감이 안 좋거나 하는 걱정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성공적인 가을 데뷔전을 치른 문현빈도 “상무, 연천 미라클과 연습경기를 할 때도 가을야구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연습경기 때부터 타격감이 계속 좋았고, 그래서 더 자신감 있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4차례 연습경기에서 한화는 각각 18안타 16득점, 11안타 9득점, 17안타 12득점, 16안타 14득점을 폭발했다. 투수 수준 차이를 감안해도 4경기 내내 타자들이 계속해서 잘 쳤다. 특히 채은성은 11타수 7안타(2홈런, 2루타 1개) 9타점 2볼넷, 문현빈은 10타수 6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 4타점 2볼넷으로 타격감을 제대로 끌어올린 채 플레이오프를 맞이했고, 1차전부터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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