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팀, 삼성 라이온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6경기를 치른 삼성은 ‘기세’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체력 저하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좌타 라인은 지금 삼성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김지찬과 김성윤이 이끄는 테이블세터, 구자욱-르윈 디아즈-김영웅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까지, 5명의 좌타 라인은 9개 구단 투수들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조합이다. 정확성과 기동력을 겸비한 김지찬·김성윤이 누상에 나가면, 중심타선이 쓸어 담는다.

삼성은 17일부터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좌타 라인의 활약 여부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김지찬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SSG와의 3차전에서 2안타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과 과감한 주루는 상대 투수진의 리듬을 완전히 흔들었다.
김성윤은 준플레이오프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2타점 4득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정규 시즌 한화를 상대로는 타율 3할7푼(54타수 20안타) 5타점 8득점 4도루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폰세와 맞붙어 무려 3안타를 때려낸 바 있다.
구자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14타수 4안타(타율 2할8푼6리) 1타점 3득점으로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KBO 최초 한 시즌 50홈런-150타점 시대를 연 디아즈는 말이 필요 없는 타자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2-2로 맞선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시리즈 MVP를 품에 안았다.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 1홈런 6타점 3득점. 이 수치가 모든 걸 말해준다.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김영웅은 3차전 도중 허리 통증으로 교체돼 4차전에 결장했지만, 다행히 플레이오프 출전에는 이상이 없다.
반면, 한화의 1차전 선발은 KBO를 지배한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다. 폰세는 올 시즌 29경기에서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252개의 탈삼진은 압도적이었고, 승률 0.944는 그야말로 괴물급. 지난 1일 SSG전 이후 15일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폰세는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린 상태다.
박진만 감독은 “한화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투수들을 무너뜨려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1차전 전까지 고민하고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더 뜨거워지는 삼성. 이제 모든 시선은 좌타 라인으로 향한다. 뜨겁게 달아오른 삼성의 방망이가 ‘괴물’ 폰세의 벽을 넘고, 플레이오프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