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시드 배정 규정 변경을 검토한다.
15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UEFA는 아스날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게 된 것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32개 팀에서 36개 팀으로 참가 팀을 늘인 챔피언스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리그 페이즈 체제로 바뀌었다. 홈 앤 어웨이로 펼치는 조별리그가 아니라 부작위 상대로 8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36개 팀 중 상위 8개 팀은 종전 홈 앤 어웨이 방식의 16강에 직행하고 9~2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처야 한다. 그 아래는 탈락. 특히 상위 8위로 리그를 마친 팀들은 16강에서 2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다.

문제는 그동안 상위 팀에게 주어졌던 홈 2차전의 이점이 8강부터는 없다는 것이다.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방식을 택하면서 혜택이 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이 불만을 갖게 됐다. 리그 페이즈 3위에 오른 아스날이지만 11위에 머문 레알 마드리드와 8강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게 된 것이다.
홈 경기는 일반적으로 홈 팀에 유리하다. 익숙한 환경,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 이동에 따른 피로 감소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경기 합산 결과로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팀들은 최종전 성격의 2차전을 통해 홈에서 치러 승률을 높이고 싶어 한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에도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만나 원정에서 탈락한 바 있다. 홈경기였던 1차전에서 2-2로 비겼지만 원정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다행인 것은 아스날이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3-0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이겨 놓은 것이다. 원정 2차전에서 3점 차 패배를 당하지만 않는다면 아스날의 4강 진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아스날은 4강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2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없다. 아스톤 빌라와 파리 생제르맹(PSG)의 승자와 대결해야 하지만 역시 홈에서 1차전, 원정에서 2차전을 펼쳐야 한다. 아스톤 빌라는 리그 페이즈 8위, PSG는 15위였다.
기사에 따르면 16강에서만 시드 배정에 따라 홈 2차전이 보장되는 현행 규정이 리그 페이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UEFA 수뇌부가 나서 다음 시즌을 위해 이 규정 변경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 연장전 폐지 요구는 거부됐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 때문에 90분 경기 후 1, 2차전 합계 동점일 경우 바로 승부차기로 가자는 방안이 나왔다.
하지만 UEFA는 연장전이 사라지면 더 지루하고 소극적인 축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 UEFA 위원회는 약팀들이 경기 막판 승부차기를 노리고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매체는 "실제 원정 다득점제가 폐지된 이후 연장전에 돌입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의 약 60%가 승부차기 전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면서 "유로파리그와 컨퍼런스리그에서는 약 절반 정도가 연장전에서 승부가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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