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후라도에게 돌을 던지랴. 삼성의 새로운 에이스가 8이닝 11탈삼진 2실점 미친 역투에도 타선 침묵에 패전투수가 되는 불운을 경험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2실점 99구 역투에도 시즌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회를 7구 삼자범퇴로 막고 산뜻하게 출발한 후라도는 2회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제이크 케이브, 양의지, 박준영 등 두산 중심타자들이 후라도의 춤추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3회가 옥에 티였다. 후라도는 1사 후 정수빈에게 예상치 못한 번트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김재환의 우전안타로 이어진 2사 1, 2루 위기에서 강승호 상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결승 3루타를 맞았다.
후라도는 4회부터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박준영을 병살타 처리했고, 5회부터 8회까지 무려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4회 무사 1루 양석환부터 8회 마지막 타자 전다민까지 무려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그러나 상대 선발투수인 두산 에이스 콜어빈의 투구도 만만치 않았다. 콜어빈 또한 7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87구 투구를 펼치며 후라도와 명품 투수전을 펼쳤고, 뒤이어 이영하가 ⅔이닝 무실점, 마무리 김택연이 1⅓이닝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선보였다.

당연히 삼성 타선은 후라도의 호투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후반부 운도 따르지 않았다. 7회 1사 후 강민호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는데 비디오판독 결과 타구가 담장 상단을 맞고 넘어간 게 확인되며 홈런이 2루타로 정정됐다. 그리고 르윈 디아즈가 헛스윙 삼진, 박병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침묵하며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8회도 아쉬웠다. 선두타자 김영웅이 바뀐 투수 이영하 상대 우전안타를 날린 뒤 대주자 김성윤과 교체됐다. 이어 김성윤의 2루 도루와 이영하의 1루 견제가 동시에 이뤄졌는데 1루수 양석환이 유격수 박준영을 향해 부정확한 송구를 뿌렸다. 김성윤은 박준영의 태그를 피해 2루에 들어갔지만, 이호성 2루심은 쓰리피트 위반을 이유로 김성윤의 아웃을 선언했다. 이에 박진만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판정에 어필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삼성은 계속해서 류지혁, 김지찬의 연속 안타로 두산 마운드를 몰아붙였으나 이재현이 바뀐 투수 김택연 상대 루킹 삼진을 당해 이닝이 종료됐다.
삼성은 두산에 0-2로 패하며 개막 3연승 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리고 후라도는 8이닝 2실점 역투에도 패전투수가 되는 불운을 겪었다. 콜어빈과 타자 동료들이 유독 야속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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