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콜업 첫날 부터 멀티히트 무력 시위를 펼쳤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은 롯데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그만큼 롯데는 누구 하나 튀어나와주기를 바라고 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다. 3연패 수렁에 빠졌고 1승5패, 단독 꼴찌로 추락했다.
답답한 공격력이 계속되고 있다. 개막 이후 좀처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는 상황.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 전준우 레이예스 등 지난해 타선을 이끌었던 핵심 선수들이 모두 제 페이스를 못 찾고 있다.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도 찾기 힘들다. 여기에 고승민과 황성빈은 각각 내복사근, 왼손 엄지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결국 롯데는 지난 28일 경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엔트리 변동을 단행했다. 부상을 당한 황성빈과 부진한 박승욱과 최항,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인한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과 이호준, 외야수 조세진과 포수 손성빈을 콜업했다.
특히 김민성의 콜업에 관심이 쏠렸다. 일단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2군에서 8경기 타율 4할5푼5리(22타수 10안타) 2홈런 5타점 OPS 1.450에 달했다.

김민성의 1군 콜업 자체가 오랜만이었다. 김민성은 지난해 6월 13일 1군에서 말소된 이후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약 9개월 만이었다. 1군 스프링캠프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외면 받았다.
그러나 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 김태형 감독은 다시 김민성에게 기회를 줬다. “지금 1군에서 방망이를 제대로 돌리는 선수가 없다. 그래서 2군에서 계속 좋았던 김민성이 올라왔다. 또 왼쪽 투수에게 괜찮았기에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한 김태형 감독이다. 8번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월 12일 사직 키움전 이후 289일 만의 선발 출장.
김민성은 2군에서의 좋은 감각을 1군에 그대로 끌고 왔다. 3회 선두타자로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KT 선발 헤이수스의 초구 149km 패스트볼을 노려봤지만 힘 없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5회 2사 후 김민성은 헤이수스의 몸쪽 가운데로 쏠린 131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생산했다. 약간 빗맞았지만 스윙에 힘을 실어서 외야로 보냈다. 그러나 후속타가 없었다.
8회 선두타자로 맞이한 3번째 타석. 김민성은 천금의 안타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우규민과 상대했다.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39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0-1로 계속 끌려가고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선두타자 출루. 인라 첫 선두타자 출루기도 했다. 김민성은 자신의 임무를 다한 뒤 대주자 장두성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롯데는 결국 득점에 실패했고 영패를 모면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민성의 가치를 다시 확인한 날이었다. 안타조차 치지 못하는 타선에서 콜업 첫날, 부담감을 이겨내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김민성이 타선의 활력이 되어주기를 바라야 하는 실정이다.
1군에서 외면 받았지만 김민성은 묵묵히 2군에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2군 캠프에서 시작을 했지만 어디에서 준비를 하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꾸준히 준비했다”라며 “감사하게도 2군 감독님부터 코칭스태프,프런트 분들과 함께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량이 많았지만 어린 선수들하고 똑같이 스케줄을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운동을 많이 했기에 컨디션 유지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군에서 훈련하면서 너무 좋았다. 조금 처져 있었는데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며 “고맙게도 어린 선수들이 저를 편하게 대해줬다. 같은 선수로 대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렇게 해줘서 아주 즐겁게 좋은 생활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2군에서도 1군에서 어떻게 팀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그는 “1군 캠프 제외됐을 때도 문제 없었다. 어디서나 야구하는 건 똑같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2군에서 야구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이것저것 할 수 있을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훈련을 해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2군에 있었지만 우리 1군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을 내는 것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훈련했다. 1군이나 2군이나 생각한 것은 똑같을 것이다”며 “1군에 올라오는 것은 항상 설레고 또 긴장도 된다. 좋은 긴장감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 것이다. 좋은 결과가 나올지 안 나올지는 일단 해봐야겠지만 시즌이 많이 남았기에 차근차근 하나씩 하고 적응을 해보려고 한다. 분위기에 맞게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