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29 09: 51

“많이 답답했었고, 감정이 끓어올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꽉 막힌 타격 혈이 뚫렸다. 김태연(28)의 한 방을 시작으로 한화 타선이 모처럼 봇물처럼 시원하게 터졌다. 홈런을 치고 난 뒤 배트를 집어던진 김태연의 격한 포효에 한화 팬들의 묵은 체증까지 쑥 내려갔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이자 신구장 개장 경기에서 7-2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전 패배 후 극심한 타선 침체로 4연패에 빠졌지만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한화는 개막 5경기에서 팀 타율(.129), 출루율(.196), OPS(.428) 10위로 타선이 바닥을 쳤다. 시즌 극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낮은 타격 수치. 5경기에서 총 9득점 빈타에 허덕였다. 특히 25~27일 잠실 LG전은 3경기 연속 2안타에 그치며 총 1득점에 머물렀다. 
‘백전노장’ 김경문 한화 감독조차 “시즌 초반 연패를 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점수가 안 나오고, 안타가 안 나온 적은 없었다”며 “좋은 타구들이 막히니까 선수들이 더 힘이 들어가고, 잘하려다 보니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잘 맞은 타구들이 호수비에 잡히거나 아깝게 파울이 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개막 5경기에서 1번 리드오프로 나선 김태연의 타구들이 유독 더 그랬다. 지난 25일 LG전에서 1회 좌측 큼지막한 타구가 워닝 트랙에서 잡힌 것이 시작이었다.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될 만한 비거리였지만 잠실구장에선 뜬공이었다. 같은 날 6회에도 장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LG 중견수 박해민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2루타 하나를 도둑맞았다. 26일 LG전에도 6회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가 박해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좋은 타구를 날리고도 잠실 3연전을 11타수 무안타로 마친 김태연은 28일 대전 KIA전에 타순이 6번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이날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4회 1사 1,2루 찬스에서 제임스 네일의 초구를 잘 받아쳐 중전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지만 2루 주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도루를 의식했는지 베이스 근처에 붙어있던 KIA 2루수 김선빈에게 잡혔다. 2루 병살타로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지독한 불운이 이어졌지만 김태연은 웃었다. 그리고 작심한 듯 7회 다음 타석에선 수비가 잡을 수 없는,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겼다. KIA 필승조 전상현의 6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한화의 무득점 침묵을 깬 김태연의 시즌 1호 홈런. 대전 신구장 1호 홈런은 KIA 패트릭 위즈덤이 쳤지만 한화 소속으로는 김태연이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연이 혈을 뚫으면서 한화 공격이 마침내 풀렸다. 임종찬, 이진영, 문현빈, 황영묵의 4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가 나와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최인호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역전한 뒤 플로리얼의 좌측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김태연은 8회에도 중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쳤고, 한화 타선도 개막 후 최다 7득점 경기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경기 후 김태연은 “팀 타선이 결과적으로 안 좋았던 건 맞는데 그 속에서 과정들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너무 안 좋았지만 (채)은성이 형이나 (김경문) 감독님이 자기 자신을 믿고 하다 보면 언젠가 타격이 잘 될 거라고 하셨다. 쭉 못 치란 법은 없다”며 “그동안 잘 맞은 타구들이 너무 많이 잡혔다. 거기에 빠지면 진짜 더 심각하게 빠져들 것 같아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타석에서 최대한 다운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박해민에 이어 김선빈에게도 안타를 도둑맞은 이날 5회 병살타는 멘탈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태연은 오기로 극복했다. 그는 4회 병살타에 대해 “칠 때 안타 같았는데 김선빈 선배님이 거기 계시더라. 웃음이 나왔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불운을) 이겨내려고 했다”며 홈런을 치고 난 뒤 배트를 던진 격한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많이 답답했었던 상황에서 좋은 타구가 나와 감정이 끓어올랐다”고 답했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박해민-김선빈에게 안타 도둑맞았는데…김태연 오기가 한화 막힌 혈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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