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랑꾼을 봤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31)가 결승타를 때려낸 뒤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기들을 향해 남다른 애정을 표시했다.
강승호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중견수 뜬공으로 몸을 푼 강승호는 0-0이던 3회말 2사 1, 2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삼성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만나 0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파울에 이어 4구째 129km 커브를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를 때려낸 순간이었다.
올 시즌 두산의 3번타자 3루수 중책을 맡은 강승호는 개막 후 타율 4할대 맹타를 휘두르다가 지난 2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타수 무안타 1삼진 침묵했다. 1회 1사 3루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5회 2사 만루에서 풀카운트 끝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중심타자의 위용을 잠시 잃었다.
삼성을 만나 반등에 성공한 강승호는 경기 후 “문학과 수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항상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오늘 중요한 순간에서 해결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결승타를 날린 소감을 남겼다.

강승호에게 이날 결승타가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임신한 아내가 경기장에 처음 ‘직관’을 왔기 때문이다. 평소 외야석을 선호하는 아내를 특별히 테이블석에 앉혔고, 아내와 뱃속의 쌍둥이 앞에서 결승타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강승호는 “오늘 아내가 임신하고 처음 야구장에 왔다. 항상 앉는 것처럼 외야석에 앉겠다고 했지만, 홀몸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어서 테이블석으로 모셨다”라고 웃으며 “멋진 남편으로서, 또 아빠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거 같아 기쁘다.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하러 와준 아내와 뱃속에 있는 쌍둥이 '히트'와 '럭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강승호는 빠르면 오는 6월 말 쌍둥이 아빠가 될 예정이다.
한편 두산은 홈 개막전을 맞아 경기 개시 약 1시간 전인 오후 5시 27분부로 잠실구장 2만3750석이 매진됐다. 이승엽 감독은 “홈 개막전에서 팬 여러분들께 승리를 안겨드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선수단을 대표해 인사했는데 강승호 또한 “홈 개막전부터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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