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4연패에 빠졌다. 타선 침묵이 가장 큰 문제, 그러나 LG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패배는 마무리투수 투입 시점을 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한화는 27일 잠실구장에서 LG와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를 조정했고, 최고 구속 160km를 자랑하는 김서현이 새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됐다.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된 문동주, 그리고 빌드업 과정 중인 문동주가 50구 정도 던질 예정이라 1+1로 이어 던질 조동욱을 1군에 등록해야 했다. 두 자리를 만들기 위해 2명이 2군으로 내려갔는데, 마무리투수 주현상과 백업 내야수 권광민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는 전날(26일) 주현상의 보직을 마무리에서 중간투수로 변경했다. 주현상이 KT와 개막시리즈 2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1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투구 내용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개막전 4-2로 앞선 9회 등판해 솔로 홈런 1방을 맞고, 무사 1루에서 삼진과 2루 도루 저지로 위기를 힘겹게 넘겼다. 23일 KT전에서는 연장 11회 1사 2루에서 등판해, 사구와 끝내기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3경기 만에 마무리 투수를 바꿨다.

주현상은 26일 LG전에서 0-2로 뒤진 6회 2사 후에 등판했는데,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면서 3피안타 1볼넷 2실점을 허용했다. 주현상이 중간투수로 나가서도 부진하자 2군행을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27일 경기 전 “구위 보다는 본인이 여태까지 팀의 마무리로서 그동안 정말 큰 수고를 했다. 지금 본인은 (보직 변경) 납득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 그게 충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2군에서) 마음의 준비를 다시 하고 오면, 또 팀에서 중요한 자리를 해줘야 될 선수니까 그래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새 마무리로 김서현 낙점에 대해 “작년 끝날 때쯤 생각을 했고, 그때는 아직 서현이가 조금 낯선 것 같았다. 물론 지금 서현이가 마무리를 하면, 마무리 자리가 사실 쉽지 않다, 7회 던지는 것과 9회에 자기가 끝내야 된다는 것과는 부담감이 많을 거다. 크게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27일 경기에서 선발 문동주가 예상보다 더 많은 61구까지 던지며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6회 조동욱이 올라와 7회 2사 후에 연속 볼넷을 내주자, 한승혁으로 교체됐다. 한승혁이 신민재를 1루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여전히 0-0인 8회말, 한승혁이 2아웃을 잡고서 오스틴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문보경에게도 우전 안타를 허용해 1,3루가 됐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이닝이 위기였다. 한화는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배터리를 다독이고 내려갔다.
하지만 한승혁은 오지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자초했다. 김현수 타석이었다.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 한승혁에게 맡겼고, 결과는 안 좋았다. 김현수는 3구 직구(150km)를 공략해 우중간 2타점 결승타를 때렸다.

한화는 그제서야 한승혁을 내리고 김서현을 올렸다. 한 박자 느린 투수 교체. 김서현은 2사 1,3루에서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앞서 한승혁이 연속 안타를 맞아 1,3루가 됐을 때, 불펜에서 김서현이 몸을 풀고 있었다.
8회 2아웃이라 마무리가 9회까지 4아웃은 던질 만 했다. 원정팀이 동점에서 마무리를 먼저 쓰기에 부담되지만, 한화는 3연패 중이었다.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고, 타선은 1점 뽑기가 힘들어 보였다.
한승혁이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 흔들렸다. 투구 수도 25개를 던졌다. 김서현을 투입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었다. 하지만 한승혁-김현수 승부를 맡겼고, 김서현은 0-2가 되자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론이지만, '아끼다 X 된' 상황이 됐다.
한화는 9회 2사 2루에서 플로리얼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가긴 했으나 경기를 뒤집는 힘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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