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트레이드→방출→입단 테스트, 80홀드 사이드암, 왜 “오히려 편안하다” 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5.01.28 00: 05

방출 영입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오프 시즌 불펜투수 보강이 최우선 과제였다. FA 시장에서 장현식(4년 총액 52억원), 김강률(3+1년 최대 14억원)을 영입했다. 또 NC에서 방출된 심창민(32)을 입단 테스트를 거쳐 영입했다. 
심창민은 삼성 왕조 시절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NC로 트레이드된 이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심창민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아 삼성에 입단했다. 150km대 빠른 공을 던지며 2012년 1군에 데뷔해 필승조로 활약했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 왕조 시절 불펜진이었다. 
이후 2016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를 맡아 25세이브를 기록했다. 2017년 6세이브 16홀드, 2018년 17세이브 5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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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1년 12월, NC로 트레이드 되면서 커리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적 첫 해 2022년 11경기(6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14.21로 부진했다. 2023년부터는 심각한 제구 난조를 겪었다.  1군에서 단 5경기(3⅓이닝) 등판에 그쳤다. 2군에서 32경기 30⅓이닝 동안 볼넷을 무려 62개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10.38로 부진했다. 2024년에는 1군에 단 1경기도 던지지 못했고, 2군에서 평균자책점 8.84를 기록했다. 결국 3년 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3일 오전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2025 LG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는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8명, 그리고 주장 박해민을 비롯한 선수 42명이 참가한다. 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친 엘지는 오는 2월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펼칠 예정이다.LG 심창민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2025.01.23 / dreamer@osen.co.kr
심창민은 LG에서 새 출발의 기회를 받았다. 차명석 단장도, 염경엽 감독도 심창민의 재기 가능성을 기대했다. 심창민은 지난해 11월 LG 마무리캠프에서 함께 훈련을 하며 입단 테스트 기간을 보냈다. 몸 상태나 데이터 수치가 괜찮게 나왔다. 
최근 3년간 부진했지만, 삼성 시절 풍부한 경험을 되살려 불펜에서 1이닝을 맡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창민은 많은 것을 내려놨다. 마지막 기회라는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편하게 자기 야구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FA를 3차례나 미룬 그는 FA에 대한 의식도 거의 없다.
LG 유니폼을 입은 심창민은 “트레이드로 NC로 갔을 때와는 기분이 다르다. 방출을 경험해서 기쁨이 큰 것도 있지만, 훈련하면서 팀 분위기가 낯설지 않아 좋았다. LG만의 문화가 나와 잘 맞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 2025년 선수단 신년 인사회가 열렸다.LG는 1월 말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을 거쳐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LG 심창민, 최채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1.8 / jpnews@osen.co.kr
심창민은 지난 3년간 부진의 원인을 파악해 예전 구위를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만의 독특한 밸런스, 감각을 되찾고 있다. 심창민은 “내 투구 밸런스는 독특하다. 안 좋을 때는 내 고유의 감각을 그대로 하면서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NC로 팀을 옮기면서 오픈 마인드로 바꿨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자신의 감각 보다는 데이터에 더 신경쓰고 중시한 것이 역효과였다. 심창민은 “처음에 부상도 있었고, (부진하면서) 더 안 맞게 던지려는 압박감도 있었다. FA를 앞둔 시기였기도 했다”며 “나도 데이터를 좋아한다. 내 감각이 먼저고 데이터는 그 다음인데, 데이터를 중시하면서 내 고유의 것, 고유 감각이 무너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체중을 5~6kg 감량하고, 운동법을 바꿔며 자신만의 감각 회복에 노력했다. 한 차례 방출을 경험한 심창민은 오히려 여유있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 번 방출돼 나와 보니까 더 편해지더라. ‘편안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은 편하게 할 것 같다. 잘 하는 것에 관계없이 후회없이 해보자, 마음은 가볍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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