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되찾은 아기사자, 216승 레전드 조언에 유레카 외쳤다! "밝아진 모습으로 좋은 에너지 선사하고 싶다" [오!쎈 경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1.26 07: 40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대표작 '흔들리며 피는 꽃'의 일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21)이 바닥을 찍고 반등을 노린다. 
이호성은 지난해 지독한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16경기에 나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7.40에 그쳤다. 5월 19일 대구 한화전 선발로 나서 2⅓이닝 동안 10점을 내주는 등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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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호성은 “쉽지 않은 한해였다. 뭔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경기에 나선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등판할 때마다 조급해지고 결과도 안 좋으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위축됐다.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 085 2024.06.13 / foto0307@osen.co.kr
착하디착한 이호성이 어깨가 축 처진 모습으로 힘들어하자 형들이 기 살리기에 나섰다. 그는 “형들이 제 모습을 보면서 되게 안타까워하셨다. 밥도 많이 사주시고 토닥토닥해주셨다. 정말 큰 위로가 됐다”고 고마워했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든 한 해였지만 얻은 게 없는 건 아니었다. 이호성은 “1군과 퓨처스의 차이가 크다는 걸 많이 느꼈다. 경기 전 준비 과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퓨처스 경기에 등판할 때도 1군 타자와 상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들어가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호성은 영건들의 멘토로 불리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그는 “태인이 형이랑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백번 천번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선발 등판할 때마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면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체력 안배 차원에서 맞춰 잡는 투구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고 했는데 태인이 형이 초반부터 자신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이닝을 늘려가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두산은 브랜든, 원정팀 삼성은 이호성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6회말 2사 삼성 이호성이 교체되고 있다. 2024.05.01 / ksl0919@osen.co.kr
이호성은 최원태, 좌완 이승현과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3주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서 연수를 받았다. 커맨드 및 구속 향상을 목표로 삼은 이호성은 영양가 높은 식단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효과를 봤다.
“하루 세 끼 스테이크와 프로틴을 먹으니 몸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체중이 확 늘어난 건 아니다. 단기간에 체중을 늘리면 과부하가 올 수 있으니 천천히 늘려갈 것”이라는 게 이호성의 설명. 
빅리그 통산 216승 레전드 맥스 슈어저도 삼성 선수들과 같은 센터에서 몸을 만들었다. 이호성은 “옆에서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니까 사이영상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슈어저에게 공 던질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물었더니 일정한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슈어저 같은 대선수도 기본에 충실하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훈련하는데 방해될까 봐 더 이상 물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호성은 또 “앞으로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방향성을 정립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옆구리 부상으로 괌 1차 캠프 명단에서 빠졌지만 말 그대로 미세 손상이니 큰 문제는 없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몸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옆구리 부상 여파로) 회전 운동만 못할 뿐이지 하체 강화 훈련 위주로 열심히 체력을 키우면 앞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3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호성을 선발로 출전시키고 3연패 중인 LG는 에이스 켈리를 내세워 반등을 노린다.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이호성이 역투하고 있다. 2024.06.13 / foto0307@osen.co.kr
이호성에게 등번호 55번에서 1번으로 바꾼 이유를 물었다. 그는 “번호를 바꿀까 생각하는 찰나 1번이 비었다. 제가 1번을 달아도 될지 고민했는데 구단에서 투수를 상징하는 등번호니까 한번 달아보라고 권해주셨다”고 대답했다. 새 번호를 달게 된 그는 “올해 잘해야 하고 뭔가 잘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좋은 등번호를 달게 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발과 중간 모두 활용 가능한 그는 올 시즌 계투 요원으로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지만 현재 우리 팀 선발진이 탄탄하고 제가 선발보다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던질 때 공의 위력이 더 좋았다. 전력 분석팀 자료에도 그렇게 나오더라. 팀 승리를 위해 언제든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했다. 
선한 미소가 매력적인 이호성은 “지난해 마운드와 벤치에서 많이 못 웃었는데 올 시즌 좋은 모습으로 팬들께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 저 역시 밝아진 모습으로 많은 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선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삼성 라이온즈가 투타조화를 이루며 지난 경기 패배를 설욕했다.  삼성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2로 승리하며 주중 3연전 1승 1패를 나눠가졌다.6회말 2사 삼성 이호성이 교체되고 있다. 2024.05.01 /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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