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올해 어느 때보다 숨 가뿐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엠블럼과 사명 교체로 르노삼성 시대 종지부를 찍고, 새출발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여기에 아르카나(기존 XM3) 이후 긴 공백을 깨고 4년 만에 '그랑 콜레오스'까지 선보이며 다시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행보는 본사 르노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본사 체제에서 판매 부진의 돌파구를 찾고, 나아가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과감히 투자에 나선 덕분이다.
14일(현지시간)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만난 파브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CEO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배울점이 많다"며 "특히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이겨내는 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한국에서 아르카나 출시를 주도한 인물로, 최근까지 국내 실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르노는 앞으로 3년간 매년 1개 차종 이상 신차를 한국에 출시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에는 전기차 ‘세닉’도 투입된다. 캄볼리브 CEO는 "가장 이상적인 것은 부산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이 성공을 거두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부산 공장은 그룹 내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 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신차 대부분은 순수 전기차를 포힘한 친환경 모델로 채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르노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전동화 전환을 알리는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업계 반응을 살폈다.
그는 “부드러운 전동화 전환을 위해 기존 e-텍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제품군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선적으로 B와 C세그먼트는 100%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르노는 친환경 제품군 확대를 위해 수소차 개발도 염두하고 있다. 캄볼리브는 “내년 유럽에 먼저 출시될 르노 4 E-테크 일렉트릭과 Fl4wer 콘셉트카 등은 일상에서 매일 함께하는 전기차로 만들어진다“며 ”모터쇼에서 함께 선보인 수소차 기반 르노 엠블렘은 에너지에 대한 전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유럽에서, 이후 10년 후에는 전 세계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를 세웠다.
다음은 일문일답.
르노 전체 브랜드 총괄 사장인 파브리스 캄볼리브 최고경영자(57세)는 9개국 다양한 국가에서 경력을 쌓았다. 2명의 자녀 두고 있고, 한국은 아르카나를 출시 하던 해에 방문했다.
-유럽에서 순수전기차 1위 업체 되겠다고 했는데,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 풀 하이브리드와 풀 일렉트릭 라인업,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중요하다. 하이브리드차 기술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B와 C세그먼트서의 100% 전동화도 동시에 중요하다. 100% 전동화 길은 맞다고 본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우리에게는 어떻게 보면 기회이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려운 시장에서 어떻게 이겨나가는지, 배울 점이 많다. 르노코리아는 두 가지 성격을 하나의 차에 담에 내는 전략을 잘 펼치고 있다고 본다. 그랑 콜레오스는 프랑스산 제품이면서 동시에 한국산 제품이기도 하다. 시닉 출시는 내년 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는 시장과 상관없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이슈에 르노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한국은 매우 매력적이고 전략적인 나라이다. 우리는 부산공장을 잘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은 전동화를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훌륭한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터리는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기술이 있기 때문에) 두렵진 않다.
-전기와 수소 두 가지 동력원을 사용하는 콘셉트카를 내놓았는데, 수소차 개발을 기대해 봐도 좋을지?
▲ 르노4를 2025년에 출시한다. 플라워파워 디자인 콘셉트는 매일 함께하는 차라는 콘셉트다. 엠블럼은 에너지에 대한 변환을 보여주고 싶었고, 디자인에서는 에어로다이내믹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배터리차와 수소차도 미래의 방향이기는 하나 오늘 공개할 내용은 크게 없다.
-한국에서 다양한 차종 볼 수 있는지?
▲다양성은 중요하다. 그리고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한다. 어떤 차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굉장히 고민이 많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가 잘 팔려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은 언제 쯤 다시 찾을 계획인가?
▲내년에는 꼭 방문하고 싶다.
/파리=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