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의 올 상반기 판매 신장율이 예사롭지 않다. 수치로만 보면 혼다코리아 혼자 딴 시장이다.
물론 혼다코리아의 성장 배경은 있다. 지난 해 전 라인업이 새 모델로 단장했고, 친환경 자동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는 하이브리드 집중 정책이 빛을 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1,476대를 판매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무려 144% 성장이다.
혼다코리아가 경계하는 바는 ‘144’라는 숫자다. 수치로만 보면 ‘폭발적’이라는 단어가 쉽게 떠오른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통계가 주는 착시가 있다. 모델 교체기에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했던 ‘바닥 실적’이 기저효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대신 혼다코리아는 ‘지속적이고 건강한 성장’을 내세우고 싶어한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혼다코리아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혼다코리아가 내부자료로 집계한 2023년 4월~2024년 3월 회계연도 기준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폭발적’이라는 단어는 지우고,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을 차분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신차효과다.
지난해 하반기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두 차종 모두 혼다가 자랑하는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2모터 하이브리드는 구동에 관여하는 모터와 배터리 충전에 기여하는 모터가 기술적으로 분리된 시스템을 말한다. 내연기관은 필요에 따라 구동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배터리 충전 모터에 더 깊이 연관돼 있다.
혼다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경이적인 실주행 연비로 정평이 나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2종의 신차는 지속적인 판매 성장률을 보이며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하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2023년 연초부터 혼다코리아가 야심차게 시도한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다.
작년 1월 혼다코리아는 전격적으로 ‘전 모델 온라인 판매’를 실행했다. 정통적 딜러망을 갖춘 브랜드가 전면 온라인 판매를 시도한 건 국내에서는 혼다코리아가 처음이었다.
수 개월에 걸친 정착 과정이 따르긴 했지만, 이 시스템이 정착되고 난 이후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경영 효율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내부 비용 절감으로 이익 극대화를 이룰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노력도 뒤따랐다. 경기도 분당에 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 고‘를 개장한 게 대표적이다.
‘더 고’는 카페, 시승, 문화 공간을 융합한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혼다 내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초로 시도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의 성장세는 신뢰성 높은 제품을 토대로 고객들에게 최선의 구매 혜택을 제공하려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어우러져 좋은 결실을 맺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해석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