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마세라티 코리아가 공식 출범했다. 그 동안 딜러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가 국내 총판을 맡아 운영됐으나, 마세라티 코리아가 출범하면서 마세라티의 본사 직영 체제가 갖춰졌다. 당시 마세라티 코리아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을 불러 출범 행사를 화려하게 열었다.
출범 행사에는 마세라티의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다비데 그라소(Davide Grasso) 마세라티 최고경영자(CEO)와 루카 델피노(Luca Delfino) 마세라티 최고사업책임자(CCO)가 단상에 올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마세라티 코리아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마세라티 코리아의 경영 책임자는 기무라 다카유키(Kimura Takayuki) 씨다. 마세라티 재팬의 경영자이면서 마세라티 코리아의 경영도 책임지는 임무를 맡았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기무라 씨의 직책을 ‘대표이사’나 ‘사장’이라는 이름대신 ‘총괄 책임자’로 불렀다.
최근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는 국내 자동차 담당 미디어 관계자들을 따로 만났다. 마세라티 코리아 출범 행사장에서는 시간에 쫓겨 못다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코리아의 조직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의기소침하고 있는 시장 상황은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 지, 향후 브랜드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 지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국내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조직인 (사)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을 만나 마세라티 코리아의 재건 계획을 세세하게 털어놓았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마세라티 코리아 출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한국 시장 상황과 한국 시장에서 마세라티가 처한 현실을 면밀히 분석했다.
꽤나 속이 쓰릴 이야기도 꺼냈다. “한국의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워낙 트렌드에 민감하고, 제품을 보는 눈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마세라티 고객의 재구매율은 20% 수준이다. 수입차 브랜드 로열티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낮은 수치다”라고 말했다.
원인 분석도 냉철했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첫 째는 품질 이슈가 있었고, 두 번째는 잔존가치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며, 세 번째는 신차 업데이트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기무라 총괄의 이 말 속에는 답도 들어 있었다.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그 안에 있었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일부 품질 이슈는 신 모델 출시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됐고, 잔존가치 제고는 인증중고차 사업으로 충족시켜 나가겠다. 또한 마세라티가 풀 모델 체인지가 잦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연식 변경을 통해서라도 제품 업데이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지향점은 결국 고객만족도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마세라티 코리아와 딜러사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 향후에는 재구매율(고객 로열티)을 일본 수준인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세 가지 뼈대 아래 향후 마세라티 코리아 운영계획을 짰다.
첫 번째는 브랜드 가치 향상 방안이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진정한 이탈리안 럭셔리를 일관되게 추구하겠다”고 말하며 “연말까지 매달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마세라티 코리아 출범행사에서 공개한 ‘뉴 그란투리스모(New GranTurismo)’와 ‘뉴 그란카브리오(New GranCabrio)’도 이 기간 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신차가 출시된다는 건 브랜드가 살아 있음을 만방에 알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마세라티의 존재감을 크게 소문내겠다고 했다.
또한 한국의 럭셔리카 세그먼트 고객 공략을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활용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마케팅 일변도에서 벗어나 360도 전방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이탈리안 럭셔리의 가치를 알리는 오프라인 행사도 많아지게 된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최고의 품질로 독일 브랜드,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겠다. 5년 보증을 기본으로 제공하겠다. 차는 좋은데 품질이 좀 그렇다는 이미지를 쇄신하겠다”고 말하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또한 최고 수준의 PDI 센터를 운영해 최상의 상태에서 차가 구매자들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세라티는 한국과 일본 2개 시장에서만 PDI 센터를 운영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시장 모두 내가 책임자다. 두 센터를 경쟁시켜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세라티 코리아의 두 번째 운영계획은 ‘고객 중심’이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한국의 세련된 고객들을 위해서는 고객 만족도가 최우선시 돼야 한다. 나는 과거 토요타 렉서스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 과정에서 몸에 밴 것은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DNA이다”고 말했다.
오너 그룹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딜러사와 딜러 직원들의 역량도 높이겠다고 했다. 딜러가 곧 앰배서더라는 마음 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소수 정예로 고객 중심적 딜러와 딜러사를 양성해 세일즈 스킬보다는 최고의 고객 응대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했다.
세 번째는 새로운 비즈니스 원칙의 정립이다.
기무라 다카유키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푸시(Push)에서 풀(Pull) 방식으로 바꾸겠다. 예약기반의 전시장 운영 방안을 마련해 소수 정예팀이 예약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된, 원칙없는 할인 판매를 지양하겠다고 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제품의 가치가 온전히 유지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잔존가치를 높이기 위해 모든 딜러사에서 인증중고차(CPO) 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기무라 총괄책임자는 “CPO 고객도 마세라티 고객이다. 딜러사를 통해 마세라티 트레이드인(trade-in)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 이런 노력으로 마세라티 차량의 잔존가치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마세라티 브랜드의 이미지 재정립에도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했다.
기무라 다카유키 총괄책임자는 “마세라티는 이탈리안 럭셔리의 독보적인 브랜드이다. 한국에 제대로 알리지 못한 점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스토리텔링을 하겠다. 마세라티가 이탈리안 럭셔리 브랜드로 각인되도록 더 많은 홍보 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과 한국, 두 시장을 책임지고 있지만 “마세라티 코리아가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한국시장에 85% 할애할 계획”이라고 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