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라고 더 위험한 건 없다. 따지고 보면 내연기관차에는 발화성이 높은 휘발유가 흐르고 있다. 휘발유가 흐르고 있다고 위험하다 여긴 적이 있는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안전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충돌 안전 엔지니어의 코멘트다. 벤츠의 안전 대책은 파워트레인이 내연기관이냐, 전기차이냐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차 두 대를 활용해 진행한 충돌 테스트 결과물을 한국으로 직접 가져와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는 법적 요구 조건뿐만 아니라 업계의 요구 기준을 뛰어넘는 차량 안전성을 입증했다.
‘유로 신차 안정성 평가 프로그램(Euro NCAP)’은 차량의 전면을 재현한 알루미늄 장애물을 탑재한 1,400kg의 트롤리를 사용해 정면 충격 테스트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라 테스트 차량과 트롤리는 오버랩과 함께 시속 50km의 속도로 충돌한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약 2.2톤과 3톤에 달하는 실제 EQA와 EQS SUV 차량을 충전이 완료된 상태로 이번 충돌 테스트에 활용했다. 또한 두 대 차량 모두 규정보다 더 빠른 시속 56km의 속도로 충돌해, 법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치를 상회했다.
충돌 후 차량의 변형 상태는 일반 대중에게 충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엔지니어들은 차량이 충돌 후 변형을 통해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충돌 테스트 후 두 전기차의 승객 안전 셀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차량 문 또한 정상적으로 열렸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가 스스로 차량에서 내리거나 최초 대응자 혹은 구조 대원이 탑승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EQA 및 EQS SUV의 고전압 시스템은 충돌 중 자동으로 전원이 꺼졌다.
작년 하반기, 독일 진델핑겐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안전 기술 센터(Mercedes-Benz Technology Centre for Vehicle Safety)에서 이뤄진 이번 충돌 테스트는 규격화된 사고 실험 시나리오는 물론, 실제 사고를 견딜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하고자 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실생활 안전성(Real-life Safety)’ 철학을 보여준다. 시속 56km와 차량 전면의 50% 오버랩 등으로 구성된 테스트 시나리오는 도로에서 충돌 직전 속도를 줄이면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사고 유형에 속한다. 즉, 테스트에 채택된 시속 56km라는 속도는 운전자들이 충돌 직전에 브레이크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EQA와 EQS SUV에는 각각 2개의 더미(인체 모형)가 활용됐으며, 이는 총 3개의 여성 더미와 1개의 남성 더미로 구성됐다. 각 더미에 부착된 약 150개의 측정지점을 분석한 결과, 중상 또는 치명적인 부상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차량에 장착된 크럼플 존과 고도의 제어 시스템이 심각한 사고 발생 시 탑승객에게 뛰어난 보호 능력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충돌 테스트에서 에어백, 안전벨트 장력 제한 장치(belt force limiter), 장착 벨트 텐셔너(belt tensioner) 등 모든 안전장비가 설계한 대로 정상 작동했다. 이는 수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계산한 결과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에서도 적용됨을 보여준 결과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및 최고기술책임자(CTO) 마르쿠스 쉐퍼(Markus Schäfer)는 “안전은 메르세데스-벤츠 DNA의 일부이자 모든 메르세데스-벤츠 고객들을 위한 노력과 헌신이다. 두 대의 전기차를 통해 실시한 이번 충돌 테스트는 이러한 노력과 헌신의 결과이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에 탑재된 기술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차량이 동일한 수준의 매우 뛰어난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지역위원회(United Nations Regional Commission)가 설정한 ‘비전 제로(Vision Zero)’ 목표를 넘어서는 무사고 주행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2050년까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건수를 0건으로 만들거나 2030년 교통사고 사상 건수를 2020년 대비 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넘어, 2050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과 관련된 사고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부터 진델핑겐에 위치한 새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안전 기술 센터에서 충돌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테스트 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최첨단 시설 중 하나로, 8000m2 이상의 넓은 공간으로 이어지는 3개의 유동적인 충돌 레인이 있다. 해당 시설의 수용력 또한 상당한 규모로, 매년 최대 900건의 충돌 테스트와 1,700건의 슬레드 테스트가 시행된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충돌 테스트 분야에서 60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사고 연구 부서의 분석과 함께 실제 상황에서 안전 철학의 기초를 형성한다. 사고 연구 부서는 현대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사고를 분석하며 사고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안전 시스템이 사고를 예방하거나 심각성을 줄일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1969년에 설립됐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