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안전 인사이트..."벤츠에 실린 배터리는 열폭주 사례 없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라인업도 페이스리프트를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대표이사 사장 마티아스 바이틀)는 2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콤팩트 전기 SUV EQA와 EQB의 출시를 선언했다. EQA는 국내 출시 3년만에, EQB는 국내 출시 2년만에 시행하는 부분변경이다.
‘더 뉴 EQA’와 ‘더 뉴 EQB’는 경제성과 실용성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도심형 콤팩트 전기 SUV ‘EQA’는 2021년 국내 첫 공개 이후 약 3년만에 새 모델을 출시했고, 실용성이 돋보이는 패밀리 전기 SUV ‘EQB’는 2022년 국내 판매 시작 후 약 2년만에 새 모델을 내놓았다.
가장 빨리 페이스리프트를 시작하는 이유는 그 만큼 많이 팔린 모델이기 때문이다. 두 차종은 2023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41%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번 부분변경에서는 디자인의 디테일에서 일부 변화가 있었고, 주행 편의성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강화됐다. 가격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그러하듯이 동결됐다.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화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가격대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두 모델의 외관은 삼각별 패턴이 점점이 박힌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로 변경됐다. 전기차 상위 모델에서 볼 수 있었던 그릴 디자인이다. 테일 램프도 모델별로 새롭게 디자인돼 현대적인 느낌이 나도록 했다.
실내에는 터치형 컨트롤 패널이 장착된 최신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들어갔다. 스티어링 휠에 2층 구조의 터치 컨트롤러가 배치 돼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더 뉴 EQA는 전륜구동 모델로 최고 출력 140kW와 최대 토크 385Nm을 발휘하며, 65.9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 시 국내 인증 기준 367km 주행이 가능하다.
더 뉴 EQB는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최고 출력 168kW와 최대 토크 390Nm를 발휘하고, 마찬가지로 65.9kWh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국내 인증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302 km이다. 두 모델 모두 히트 펌프를 포함한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이 들어갔으며, 액티브 주행거리 모니터링 기능이 새롭게 탑재돼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
배터리 용량을 크게 높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킬리안 텔렌(Kilian Thelen) 부사장은 "콤팩트 세그먼트인지라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용도에 맞는 스팩을 유지했다는 얘기다.
센서 및 카메라 기술이 향상된 주행보조시스템 드라이빙 어스시턴스 패키지, 직관적인 길안내를 돕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편리한 주차를 돕는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패키지 등의 주행 편의 장치들이 기본화 됐다.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 장치들이다.
디지털 및 편의 기능도 강화됐다.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돼 제로-레이어 인터페이스,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톨 정산 시스템 등 새로운 디지털 사양이 추가됐으며, 더 뉴 EQA 250 AMG 라인과 더 뉴 EQB 300 4MATIC AMG 라인에는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돼 깊이 있는 음향 경험과 생생한 주행감을 위한 전기차 사운드도 제공된다.
킬리안 텔렌(Kilian Thelen) 부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성장에 크게 기여한 EQA와 EQB가 디자인, 주행 효율성과 편의기능을 강화해 더욱 매력적인 엔트리 전기차로 새롭게 돌아왔다”며, “두 차량 모두 국내 고객들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고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뉴 EQA는 ‘EQA 250 일렉트릭 아트’, ‘EQA 250 AMG라인,’ 더 뉴 EQB는 ‘EQB 300 4MATIC 일렉트릭 아트’, ‘EQB 300 4MATIC AMG라인’ 각각 두 가지 트림으로 제공된다. 6월 중 구매자들에게 차량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EQA/EQB 출시와 함께 벤츠 전기차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행사 하나를 더 열었다. '전기차 안전 인사이트 발표 행사'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차량 안전을 위해 애 쓰는 건 특별할 게 없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행사를 연 이유는 그 대상이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 우려 때문이라는 인식에서 이 행사는 출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에서 두 명의 엔지니어가 현장을 찾았다. 율리아 힌너스(Julia Hinners) 충돌 안전 엔지니어와 마르셀 브로드벡(Marcel Brodbeck) 전기차 충돌시험 엔지니어가 흥미로운 시험 결과물을 갖고 왔다. 최근 본사 연구소에서 있었던 전기차의 50% 오버랩 정면 충돌 시험체다.
시험에 쓰인 차량은 EQS SUV와 EQA다. 양 방향에서 시속 56km로 달려와 좌우 절반끼리 부딪혔다. 충돌 영상은 끔찍했다. 차체와 중량이 작은 EQA는 충돌과 함께 뒤로 튕기다 시피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등장한 시험체는 현장에서 50% 오버랩 정면 충돌을 했던 두 대의 차였다. 충돌 후 차체에서 무거운 배터리는 뺐고, 깨진 앞 유리만 다시 끼운 상태였다. 부상 방지를 위해 실내의 충격 잔해는 깨끗이 치워졌지만 에어백은 정면, 측면이 모두 터진 상태 그대로였다.
두 차의 전면부 충격 흡수 공간은 민망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 이 공간이 잘 망가져야 승차공간으로 전달되는 충격이 줄어든다.
핵심은 탑승자 공간이다. EQS SUV의 운전석 차문이 열 때 '끽~'소리는 났지만 차문이 열리고 닫히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탑승자 공간인 A필러부터 C필러 사이의 실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쩡했다. 두 차량 모두 4개의 차문은 정상적으로 여닫혔다.
배터리가 깔리는 하단부는 배터리의 전면과 측면을 보호하는 고장력 강판이 노출돼 있었지만 프레임의 변형은 없었다.
이 시험 결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통합 안전 시스템을 웅변했다. 사고 상황을 알려주는 충돌이 감지 됐을 때 전원은 자동으로 차단되면서 차문의 자동잠김은 해제된다. 혹시 모를 사태를 고려해 수동으로 고전원을 비활성화 시키는 기능도 마련돼 있다. 이번 정면 충돌 시험에서는 두 차량의 배터리가 모두 안전하게 보호됐다.
그렇다면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는 전기차 배터리에 열폭주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현장을 찾은 두 엔지니어는 열폭주 사례를 묻는 질문에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에서는 열폭주가 일어난 사례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충돌 시험장은 물론이고, 시중에 팔린 벤츠 전기차에서도 그런 사례는 보고 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들의 생각은 분명했다. 적어도 벤츠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전기차라고 해서 내연기관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건 기우이다"고 했다. 전기라서 위험하다면 내연기관의 휘발유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매니지먼트(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