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이기순(21)이 갑작스러운 선발등판에도 자기 역할을 다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기순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1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SSG는 지난 17일 이날 선발투수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예고했다. 하지만 엘리아스가 경기 전 워밍업을 하다가 왼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결국 키움에 양해를 구하고 같은 좌완투수인 이기순으로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이기순은 1회말 임지열을 1루수 뜬공, 로니 도슨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했다. 김혜성은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주형을 우익수 직선타로 잡았다. 2회에는 1사에서 고영우와 변상권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줬지만 김휘집을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잡아냈고 김시앙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 삼자범퇴를 기록한 이기순은 4회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안타를 맞았다. 최주환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고영우에게 볼넷을 내줬고 변상권은 다시 삼진을 잡았지만 대타 송성문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2사 만루 위기에 몰인 이기순은 박민호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박민호는 대타 박수종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만루 위기를 막았다. SSG는 이후 투수들의 무실점 호투가 이어지며 3-0으로 승리했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기순이가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자기 공을 던지며 호투를 보여줬다.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투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이기순을 칭찬했다. 이기순은 "경기 시작 20분 전쯤에 선발투수로 나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배영수 코치님께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기회를 잡자는 생각으로 그냥 공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부담감은 없었다"라고 말한 이기순은 "선발투수로 나갈 때는 잘 던져야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오늘은 어차피 많은 이닝을 끌고 갈 수가 없고 뒤에 좋은 투수들, 선배님들이 있어서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지는 것이 더 좋았다. 오늘은 4회까지가 맥시멈이라고 생각했다. 4회도 내가 마치고 싶었지만 뒤에 더 좋은 투수들이 있으니까 받아들였다. 오늘 투구는 볼넷을 많이 주기는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서 괜찮았던 것 같다"라고 이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투구수 78구를 기록한 이기순은 직구(45구), 슬러브(22구), 커브(7구), 체인지업(4구)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39km를 기록했다. "슬라이더가 슬러브로 기록된 것 같다"라고 말한 이기순은 "계속 연습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잘 안됐다. 그래도 오늘은 제구가 잘 돼서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기순은 오는 6월 10일 상무 입대가 예정되어 있다. "어차피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한 경기 한 경기 던지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 이기순은 "따로 휴가는 받지 않을 것이다. 전날까지 1군에서 뛰다가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키움에도 상무에 입대하는 김재웅이 있다. 홍원기 감독이 김재웅을 전날까지 굴리겠다고 농담했다는 말을 들은 이기순은 "나도 감독님이 마지막까지 굴려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