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한 달 반을 뛰었던 게 제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부푼 꿈을 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가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개막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에서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타점 69도루를 기록했다. 2022년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5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하며 생애 첫 MVP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발목 부상 여파로 86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최대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금액을 새롭게 작성했다.
파르한 자이디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이정후의 입단식에서 "우리는 이정후 영입이 완벽하게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오프시즌에 우리는 공격적으로 팀 전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더 많은 컨택을 하면서 리그에 유행하는 야구를 하는 게 목표였다"면서 "내년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중견수로 뛸 것이다. 주전 중견수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이정후 영입 효과를 기대했다.
이정후는 이 자리에서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항상 베이에어리어를 좋아했다.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레츠고 자이언츠”라고 영어로 직접 각오를 밝혔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꿈의 무대를 밟은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0.911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정후는 정규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엄청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초 수비 때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기 위해 쫓아가다 펜스에 부딪혔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정후는 일어나지 못했다.
한동안 통증을 호소한 이정후는 데이브 그로슈너 수석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이정후 대신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교체 투입됐다. 이정후는 당초 수술은 피할 것으로 보였으나 미국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명의로 알려진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수술을 권유받고 조만간 수술대에 오를 예정. 수술 후 회복까지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한 달 반을 뛰었던 게 제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올 시즌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