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 음주운전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면초가에 처했다. 그 와중에 김호중은 공연 일정을 강행,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부터 김호중 측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건 김호중이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소속사 대표가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입고 대신 일을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히며 ‘인정’했고, 김호중이 사고를 낸 뒤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건 ‘공황’이 심하게 와서라며 ‘인정’했다.
공황장애가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 사고를 냈다면 그 자리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면 됐을텐데, 공황이 심하게 왔다는 이유로 도주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반응이 많고 그 만큼 의구심을 높였다. 특히 사고 전 김호중이 유흥주점에 방문했고,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음주운전 여부에 초점이 모였다.
최초 입장에서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소속사는 이후 김호중이 유흥주점을 방문했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술잔을 입에 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유흥주점에서 나와 휘청거리며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등의 정황 주장 보도에 소속사는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밝힌다”, “주관적 표현을 사용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력 부인했다.
의혹에 해명, 또 다른 의혹이 더해지면서 이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호중이 사고 후 경기도 구리의 한 호텔로 이동한 점, 사고 후 ‘공황’이 심하게 왔음에도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구입한 점 등이 속속 드러났다. 김호중의 음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발 빠르게 대처하던 소속사마저도 이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경찰에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했다. 또한 경찰은 김호중의 거주지, 소속사 대표의 거주지, 소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김호중이 방문한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점 술잔에 가까워지고 있는 김호중. 하지만 김호중 측은 혐의가 인정된 건 없다며 예정된 공연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호중은 18일과 19일 창원에서 열리는 공연을 위해 이동했다. 해당 공연에서 김호중이 자신의 심정을 밝힐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김호중을 응원하는 팬들이 모이는 만큼 어떤 심경이라도 드러내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한편, 경찰은 소속사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거짓 자수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 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elnino8919@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