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이 허리 부상을 완전히 털고 ‘사직 예수’로 부활했다.
윌커슨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104구 역투로 시즌 3승(4패)째를 챙겼다. 롯데의 5-1 완승이자 2연승을 이끈 값진 호투였다.
1회 13구 삼자범퇴로 쾌조의 출발을 알린 윌커슨은 2회 1사 후 양석환을 볼넷, 김재환을 우전안타로 출루시키며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기연을 1루수 파울플라이, 전민재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각각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윌커슨은 안정을 되찾고 3회와 4회 연달아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2회 김기연부터 5회 다시 김기연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이어 전민재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기세가 잠시 끊겼지만 이유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손쉽게 5이닝을 책임졌다.
6회초 빅터 레이예스의 선제 솔로홈런이 터지며 마침내 1점의 리드를 안은 윌커슨. 조수행-헨리 라모스-강승호를 만난 6회 역시 삼자범퇴였고, 7회 선두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 후속 양석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진해수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04개.
경기 후 만난 윌커슨은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다. 경기 전 준비했던 모습이 그대로 잘 나왔고, 1회가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경기가 잘 흘러갔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윌커슨은 지난해 13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에 힘입어 95만 달러(약 13억 원)에 롯데와 재계약했지만 4월 퍼포먼스가 기대 이하였다. 잦은 기복을 보이면서 4월 한 달을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93으로 마쳤다.
알고 보니 허리 부상이 윌커슨의 투구를 방해했다. 윌커슨은 “4월 허리 부위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원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긴 시즌을 치르려면 몸 관리를 잘해야 하니까 그때는 일부러 세게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모든 치료가 마무리됐다. 몸 상태가 멀쩡해졌다. 이제 쭉 강하게 던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도 퀄리티스타트가 내 목표다. 내가 퀄리티스타트를 꾸준히 이어가야 팀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윌커슨은 “롯데 경기력이 그 동안 나빴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수가 잘하면 타자가 조금 부진했고, 타자가 잘 치면 투수가 부진했다”라며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부분이 좋은 쪽으로 발전될 것 같다. 앞으로 매 시리즈마다 5할 승률을 목표로 가면 우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롯데의 반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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