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아침을 연 김창완이 떠났고, 27년간 점심 메이트가 된 최화정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라디오를 지탱해 준 두 기둥이 떠나고, 이별을 예고하면서 청취자들은 공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방송인 최화정이 오는 6월 2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하차한다. 최화정은 17일 방송에서 “27년간 ‘최파타’를 진행했는데 이제 이번 달 말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 여러분이 전해주신 사랑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마무리 잘 하겠다. ‘왜 이때냐’라고 하시는데 알지 못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유튜브 때문이냐고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주가 남았는데 그동안 ‘최파타’를 빛내줄 게스트 분들이랑 함께 이야기도 할 것이다. 잘 마무리하겠다. 6월 2일까지는 이 자리를 지키는 거고, 공식적으로는 토, 일요일은 녹음이니 5월 말까지 진행을 하겠다. 다음주 더 잘 들어주시고 반가운 얼굴도 많이 올거다”고 이야기했다.
최화정은 SBS 라디오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1996년 11월 14일 파워FM 개국과 함께 DJ를 맡은 최화정은 2016년에는 20주년 기념 ‘보이스 오브 SBS’ 상을 수상하며 SBS 최장수 DJ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27년 만에 안녕을 고하게 됐다.
앞서 SBS 라디오에서는 아침을 지탱한 든든한 기둥 김창완이 하차한 바 있다. 김창완은 2000년 10월 2일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약 23년간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했다.
김창완의 하차는 약 한달 전에 알려졌다. 김창완은 ‘아침창’ 공식 홈페이지에 “이거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 이야기가 나온 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저 혼자 이별을 가슴에 묻고 하루하루를 지냈다. 겨울 아침 서쪽에 걸린 달을 보며 오늘 보는 달이 ‘아침창’하며 마지막으로 보는 달일지도 모르겠ㄷ 하며 달려왔다. 한편 참 오래 멀리도 달려왔구나 싶기도 했다. 처음 ‘아침창’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 현실감이 없더라”고 하차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 생방송에서 김창완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아침창’가족의 영원한 집사이고 싶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서 늘 보타이를 하고 집사처럼 나왔다. 진짜 마지막이구나 끝이구나 싶더라. 끝이라는 말을 안 하고 싶어서 다른 말을 할까 궁리했는데 없다. 마지막이다”고 ㅅㄹ퍼했다.
김창완은 이후 한 웹예능에 출연해 “마지막이 되니 무진장 슬프더라. 새벽 출근길 희한하게도 달이 유난이 밝았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날 얼마나 달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모른다”며 “그러나 이별을 준비하느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말자는 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창완이 떠난 뒤 ‘아침창’은 배우 봉태규가 이어 받았다. 최화정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 함께한 기간이 오래된 만큼 더욱 보내기 힘든 청취자들의 마음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