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를 접촉했다는 정황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하이브 지분 5.6%를 보유한 주요 주주와 주요 협력사 관계자 등을 만나 어도어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 대표는 D사 관계자에게는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를 떠가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 민 대표가 글로벌 투자자 및 하이브 사외이사·주주·협력사를 포섭하려 했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민 대표는 앞서 어떠한 투자자와도 만난 적 없다고 했으나, 감사 결과 어도어 경영진은 경영권 탈취의 우호세력 포섭을 위해 내부 임직원과 외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가리지 않고 컨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 대표는 하이브 주요 주주와 주요 협력사 고위직에 접촉해 ‘하이브 주주가 하이브 지분을 팔도록, 협력사가 파트너십을 끊도록 하겠다’는 협박을 해서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을 자신들에게 팔게 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양사 고위직을 만나 하이브에 대한 비난을 늘어 놓았다”고 전했다. 다만 두 회사는 민 대표와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하이브에 관련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민 대표 측의 PC를 열람해 민 대표가 D사와 N사를 접촉한 사실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민 대표는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고 항변한 바 있다. 더불어 전날 외부 투자자와 경영권 탈취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주주 동의 없이 증자나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증자나 매각 등 일체의 경영권 탈취와 관련한 검토 의견을 제공한 바 없다”고 반박했으나, 실제 접촉한 정황이 밝혀지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여론 역시 싸늘하게 돌아서는 분위기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임원들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민희진 대표를 해임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료하면서 ”양측이 24일까지 필요한 자료를 내면 검토 후에 31일 전에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