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8, 울버햄튼)이 위르겐 클롭(57) 리버풀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망칠 '악당' 역할을 해낼까.
리버풀은 오는 20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맞붙는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1위, 승점 88점), 아스날(2위, 승점 86점)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면서 경쟁에서 뒤쳐졌다.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8점)와 11점 차로 리그 3위를 확정 지은 상황이다.
정해진 것이 모두 정해진 마지막 라운드, 더 얻을 것은 없지만 그 의미는 크다. 지난 2015년부터 리버풀을 이끌었던 클롭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되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지난 1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르겐 클롭 감독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구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라며 클롭과의 이별을 공식 발표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2001년 FSV 마인츠 05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지휘봉을 잡아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회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클롭은 2015년 리버풀에 부임, 현재까지 구단을 이끌었다.
리버풀을 지휘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2019-2020), FA컵(2021-2022), EFL컵(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 등 총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은 그의 결정을 리버풀에 밝히면서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라고 알렸다.
클롭은 "처음 듣는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난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난 이 구단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도시 리버풀의 모든 것, 서포터들의 모든 것, 팀,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모두를 사랑한다. 그러나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스스로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롭은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난 아무 문제 없다. 언젠가 발표해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괜찮다. 난 이런 일을 계속해서, 또, 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11월에 클럽에 이를 통보했고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작별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리버풀에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이끌면서 2019-2020시즌 리버풀에 무려 30년 만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18-2019시즌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에 성공했으며 위 두 트로피를 포함해 총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버풀은 클롭의 마지막 경기에서 울버햄튼을 만난다. 썩 좋은 기록은 아니다. 황희찬은 그간 리버풀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가장 화제가 됐던 건 2019-20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리버풀과 맞대결이었다. 당시 황희찬은 RB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리버풀과 맞섰는데 상대해야 했던 수비수는 당시 최고 폼을 보여주던 버질 반 다이크였다.
이 경기 황희찬은 전반 39분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특유의 '접기' 기술로 반 다이크를 완벽히 무너뜨린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해당 시즌 드리블 돌파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던 반 다이크도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황희찬은 지난해 1월 FA컵 3라운드에서도 리버풀을 상대로 동점 골을 기록했다. 당시 경기는 2-2로 비겼다.
황희찬과 리버풀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 황희찬은 전반 7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경기는 리버풀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황희찬이 리버풀의 '완벽한 마무리'에 재를 뿌릴 수 있을까. 이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다면 황희찬은 리그 13골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들의 경기는 오는 20일 오전 0시 리버풀의 홈 안필드에서 열린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