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5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여론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영국 '더 선'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형편없는 시즌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연설에 감동받았다"라고 알렸다.
맨유는 2023-2024시즌 온갖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14패째를 떠안은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패를 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했다.
지난 7일 크리스탈 팰리스에 0-4로 대패하면서 만들어진 13패가 그 기록. 더불어 13일 아스날을 홈으로 불러들여 0-1로 패배하며 이번 시즌 54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1976-1977시즌 이후 47년 만에 기록한 최다 실점 기록이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37경기를 치른 현재 득점한 골은 55골, 실점한 골은 58골로 득실차는 -3이다.
다행인 점은 맨유가 1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3-2로 승리하면서 당장 나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뉴캐슬전 얻어낸 승점 3점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현재 리그 8위로 당장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맨유 팬들은 분노했고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텐 하흐 감독은 뉴캐슬전 승리 직후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최악이었던 여론은 180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팬들 앞에 선 텐 하흐 감독은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았던 것은 팀을 향한 여러분의 응원"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우린 승점 3점을 위해 브라이튼으로 이동한다. 이후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향할 것"이라며 시즌 마지막 두 경기 일정을 알렸다. 맨유는 오는 20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원정 경기를 치른 뒤 25일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텐 하흐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것을 바쳐 우승컵을 차지해 올드 트래포드로 가져올 것이라 약속한다. 여러분은 분명 우릴 응원할 것이다.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서포터"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FA컵 우승을 다짐했다.
맨유는 브라이튼전서도 패배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역대 최저 승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텐 하흐는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더 선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상에서 맨유 팬들의 여론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 팬은 "끔찍한 시즌을 보내고 많은 부담감을 안고 있던 텐 하흐 감독이 직접 연설에 나선 것은 정말 상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팬은 "만약 그가 맨유를 떠날 운명이라면 스스로도 알 것이다. 연설은 지난 2년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시즌 마지막과 다음 시즌을 위한 결집의 외침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