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의 A 대표팀 감독 선임 행보가 뒤죽박죽이다.
윈윈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해(KFA)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잔류를 택했다"라면서 "카사스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 사령탑 자리를 노렸으나 본인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1순위였던 제시 마시 감독이 캐나다로 방향을 틀면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카사스 감독도 이라크 잔류를 선언한 것.
전력강화위원회가 결정한 5월 내 정식 감독 선임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FA의 협상 능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KFA 관계자는 "지금도 선임 과정을 진행 중이다. 쉽진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전력강화위원회 개최에 관해선 확정된 바가 없다.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전력강화위원회가 다시 모여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직접 후보를 추리고 협상을 담당하는 건 맞지만 이 과정에서 연봉과 계약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권한까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후보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나눌 수 있는 얘기가 제한적이라는 것.
우선 KFA가 전력을 다하고 있던 마시 감독은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 축구협회는 지난 14일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 감독은 마시 감독이다. 협회와 마시 감독은 2026년 7월까지 계약을 맺었으며 2025년 골드컵,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출신 지도자인 마시 감독은 2010년 미국 대표팀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 메이저 사커 리그(MLS) 팀을 거쳐 라이프치히 수석코치로 활동했고, 2019년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지휘봉을 잡아서 '황소' 황희찬을 비롯해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일본 국가대표 미나미노 다쿠미(모나코) 등을 지도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마시 감독은 2021년 라이프치히에 부임했으나 상호 합의로 결별했고 2022년 3월에 부임한 리즈에서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리즈도 총체적 난국 끝에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마시 감독은 리즈에서도 황희찬 영입을 추진했으나 이적료 문제로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백기를 보내던 마시 감독은 한국-캐나다를 비롯한 대표팀 감독직 물망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캐나다 대표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인 캐나다는 마시 감독을 2년 뒤 월드컵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
마시 감독 제시한 연봉은 세후 200만 달러였다. 세금까지 고려한다면 마시 감독에게 KFA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350만 달러(47억 원)로 급등한다. 물론 KFA가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못했고 1순위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시 감독은 캐나다와 본격적인 협상을 펼쳤다. 캐나다의 경우도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폰서십 등을 통해 마시 감독을 선임했다. KFA의 협상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이었다.
귀네슈 감독, 급진적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다.
또 갑작스럽게 언급된 세뇰 귀네슈 감독의 경우도 급진적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던 귀네슈 감독에게까지 접촉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순위 후보군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자연스런 상황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귀네슈 감독은 초기에 유력 후보는 아니었으나 1순위에 이어 2순위 후보의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5월 내 선임이라는 목표로 인해 냉정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간을 정하면서 스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자들은 "한국 축구에 대한 충정을 갖고 임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한국 축구에 더욱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