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위 징계' 겸허히 받아들인 인천... FC서울 서포터즈는 "도발 세리머니가 언제부터 징계 사안?" 반발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5.17 07: 32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결과에 FC서울 서포터스가 반발하고 나섰다.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16일 성명을 통해 “K리그1 12라운드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서울 2-1 승)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한 연맹의 징계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상대편 팬들을 보고 세리머니 한 것을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해 서울 골키퍼 백종범에게 제재금 700만원이 부과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 날 연맹은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집단 물병 투척 사태와 관련해 인천과 서울 골키퍼 백종범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수호신이 언급한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맞대결 후 발생한 사안에 관한 결정이다.

경기종료 후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즈가 그라운드로 물병을 투척하고 있다. 2024.05.11 / soul1014@osen.co.kr

징계를 야기한 상황은 이러했다. 치열했던 경기가 마무리된 후 서울 골키퍼 백종범은 등 뒤에 있던 '상대팀'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흥분한 인천 서포터스들은 백종범을 향해 물병을 내던졌다.
이 과정에서 백종범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서울 주장 기성용이 자신을 향해 날아온 물병에 급소를 맞고 쓰러졌다.
고통을 호소하던 기성용은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다. 특히 인천 선수들도 홈 팬들이 던지는 물병을 온몸으로 막았다.
기성용은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라고 말하면서 서포터스의 물병 투척 사태를 맹비난했다. 그는 "어떤 의도로 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물병을 던지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사태의 시작점이 같은 팀 골키퍼 백종범의 도발이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렇다고 물병을 던질 수 있는 것인가?"라며 반문한 뒤 "물병 투척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FC 서울이 우중혈투서 인천에 역전승을 거두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FC 서울은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이날 승리로 서울은 4승 3무 5패 승점 15점으로 5위에 올랐다. 인천은 3승 5무 4패 승점 14점을 기록했다. 경기종료 후 인천 김종민이 서울 백종범 골키퍼에 다가가 항의하고 있다. . 2024.05.11 / soul1014@osen.co.kr
이날 연맹은 인천에 제재금 2000만 원과 홈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 징계를 부과했다.
그러면서 “경기규정 제20조 제6항에 따라 홈팀은 경기 중 또는 경기 전후 홈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번 건은 소수의 인원이 물병을 투척한 과거의 사례들과 달리 수십 명이 가담하여 선수들을 향해 집단적으로 투척을 했기 때문에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봤다”라며 역대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에도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 사건이 있었다. 1000만 원이 최대 제재금이었다.
2023년 9월 7일 대전과 수원FC경기에서 심판이 이물질에 맞았고, ‘홈팀’ 대전에 1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앞서 2022년엔 대구와 수원삼성 맞대결에서 심판이 이물질에 맞았다. 홈 구단 대구가 10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더불어 연맹은 백종범에게도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제재금 700만 원을 부과했다.
FC 서울이 우중혈투서 인천에 역전승을 거두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FC 서울은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이날 승리로 서울은 4승 3무 5패 승점 15점으로 5위에 올랐다. 인천은 3승 5무 4패 승점 14점을 기록했다. 경기종료 후 서울 기성용이 물병에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24.05.11 / soul1014@osen.co.kr
수호신은 “(이번 징계 결과는 FC서울에) 과도할 뿐 아니라 징계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휩쓸려 징계를 내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연맹은 인천 구단에 ‘2000만 원과 5경기의 응원석 폐쇄'라는 징계를 내렸다. FC서울 선수단은 오는 7월 27일 인천의 홈에서 다시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이는 연맹에서 결정한 5경기 징계가 종료되는 이후 펼쳐지는 일정이다. 선수단의 보호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폭력행위와 범법행위가 발생한 인천에서, 서울의 선수단이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백종범에 대한 징계도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서울팬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친 오현규, 수원팬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쳤던 나상호, 어느 서포터스도 세리머니를 했던 선수에게 물병을 던지지 않았다. 연맹 역시 똑같이 상대 팬들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줬던 위 선수들에게는 그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이처럼 연맹은 ‘도발 세리머니’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경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던 ‘경기의 일부’로 인정해 왔다. 연맹의 이번 징계 기준대로라면 K리그 스토리를 만들었던 수많은 세리머니들도 징계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은 당시의 연맹이 안일했던 것인지 도리어 묻고 싶다. 징계와 지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선수들이 아닌 오로지 물병을 투척한 당사자들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선수는 물론 W석에서 날아온 물병에 볼보이들조차 보호받지 못한 경기장에서 다시 폭력적이고 악랄한 서포터스들이 S석을 채운다면, 그곳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존중은 심판뿐만이 아닌 K리그 구성원 모두에게 해주시길 바란다. 수호신은 FC서울 구단의 ‘경기장 개최지 변경’ 의견에 적극 지지하며 장소변경 없이 7월 인천에서 경기가 펼쳐진다면 선수단, 코칭스태프, 지도자, 심판, 유소년 선수들의 안전이 확보되도록 인천과 연맹의 분명한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강력 주장했다.
FC 서울이 우중혈투서 인천에 역전승을 거두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FC 서울은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이날 승리로 서울은 4승 3무 5패 승점 15점으로 5위에 올랐다. 인천은 3승 5무 4패 승점 14점을 기록했다. 경기종료 후 물병에 맞은 서울 기성용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4.05.11 / soul1014@osen.co.kr
인천 측은 변명 없이 사과했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물의를 일으켰으니 마땅히 받아야 하는 징계라고 생각한다. 상벌위에 담당자 대신 구단 최고 책임자로서 직접 출석했는데,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그 발전에 누가 된 것 같아 죄송하고 구단, 그리고 팬들 모두 이번 계기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물병 투척에 가담한 팬들로부터 자진 신고를 받고 있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자발적으로 많은 분들이 자진 신고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예상했던 수준의 징계가 나왔다. 벌금, 5경기 홈 응원석 폐쇄 징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앞서 구단이 자체적으로 내린 ‘2경기 홈 응원석 폐쇄’ 징계는 연맹의 '5경기 인천 홈 응원석 폐쇄' 징계에 포함된다”라고 알렸다. 구단과 연맹의 징계를 따로 계산해 홈 7경기를 대상으로 응원석을 폐쇄하는 것이 아닌, 5경기만 폐쇄한단 뜻이다.
그러면서 해당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의 경기가 과열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호 인력 등을 늘렸다. 사실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 앞으로 더 면밀하게 팬 관리에 신경 쓰겠다. 건전한 응원 문화를 만들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고개 숙였다.
연맹의 징계 결과가 서울 팬들의 거센 후폭풍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은 재심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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