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디트리 엔스(33)가 또 한 번 부진한 투구를 하며 무너졌다.
엔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9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수종에게 안타를 맞은 엔스는 로니 도슨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김혜성의 진루타로 2사 2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이주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2회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고영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김휘집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임지열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재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박수종은 1루수 뜬공으로 막았다.
LG가 1-1 동점을 만든 3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엔스는 선두타자 도슨을 2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김혜성과 이주형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다시 리드를 내줬다. 최주환은 삼진으로 잡았지만 고영우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찬스가 이어졌고 김휘집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엔스는 임지열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김재현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힘겹게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LG가 한 점을 따라간 4회 엔스는 선두타자 박수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도슨과 김혜성에게 연속안타를 맞았고 이주형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최주환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맞은 엔스는 고영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결국 김대현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김대현은 김휘집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엔스의 책임주자 한 명을 들여보내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LG는 이후 타선이 힘을 내면서 5-6 한점차까지 쫓아갔지만 경기 초반 대량실점을 허용한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투구수 89구를 기록한 엔스는 직구(38구), 체인지업(23구), 커터(15구), 커브(7구), 슬라이더(6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까지 나왔고 체인지업을 새로운 주무기로 사용했지만 다른 구종들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엔스는 올 시즌 10경기(52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중이다. 1선발로 역할이 기대됐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의 반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엔스는 투수판을 밟는 부분을 조정했다. 원래 1루쪽을 밟고 있다가 3루쪽으로 바꿨다. 이전에는 체인지업이 떨어지고 안떨어지고를 떠나서 그냥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버렸다. 그러니까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그냥 버리고 엔스를 상대해 구종가치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3루쪽으로 바꾸고 나서는 체인지업 10구 중에 8구는 스트라이크로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구종가치가 생긴다"라며 엔스의 투구판 위치 조정이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스의 체인지업은 이날 투구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12구, 볼 11구를 던졌고 타석 결과는 5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구종들 결과가 안좋아지면서 경기 전체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치고 말았다. 체인지업이 1피안타를 기록한 대신 나머지 구종이 8피안타를 허용했다.
엔스의 팔각도와 투구판 위치 등을 계속해서 조정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어쨌든 성공을 해서 한국에 온 투수는 아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받아들이려는 마음 가짐과 절실함은 있다. 우리도 외국인투수를 교체하는 것보다는 살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외국인투수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집이 세면 그건 바로 바꿔야 한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 그렇지만 엔스는 계속 변화를 주고 새 구종도 연습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염경엽 감독의 바람과 달리 엔스는 이날 경기에서도 아쉬운 투구를 하고 말았다. 외국인투수 교체의 바람이 점점 강하게 불어오는 가운데 엔스가 반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