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감독이 '크래시'로 작심하고 자동차 액션을 보여줄 전망이다.
1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ENA 새 월화드라마 '크래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이호철, 문희 그리고 드라마를 연출한 박준우 감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크래시'는 도로 위 빌런들을 끝까지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다. SBS 인기 드라마 시리즈 '모범택시'를 통해 범죄극 장르의 하이퍼 리얼리티를 보여준 박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날선 연출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크래시'는 국내 최초로 '교통범죄'에 주목해 살인사건보다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도로 위 범죄를 사실적으로 보여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이호철, 문희가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으로 뭉쳤다.
박준우 감독은 작품에 대해 "제목 '크래시'가 영어로는 충돌이라는 뜻이 있는데 '돌파하다'라는 뜻도 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자동차와 관련된 실제 범죄들을 TCI를 모델로 화끈한 액션으로 돌파하고 소탕하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차연호 역을 맡은 이민기는 "저는 이 캐릭터 준비할 때 가장 큰 지점을 '무해함'으로 두고 했다. '너드미'라고 하기도 하고. 무해하지만 엉뚱한 면이 있고, TCI 팀을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이 매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밝혔다.
민소희 역을 맡아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곽선영은 "작품 들어가기 전에 문희 배우와 액션스쿨에 들어가서 무술팀과 합을 많이 맞췄다. 무술팀과 연구하는 동안에도 감독님께서 계속 추가적인 주문을 주셨다. 몸에 벨 때까지 준비해서 튼튼한 상태로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카트레이싱도 여러번 하진 않았지만 안전한 상황에서 임했다"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빌런으로 활약한 허성태는 '크래시'를 통해 선역을 선보인다. 그는 "드라마에서는 선역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TCI 팀을 만들고 사람을 영입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려는 정의감 있는 역할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캐릭터 만의 매력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멋쩍어 하면서도 "나름 깊은 뜻을 갖고 팀을 이끌어 나간다. 동료 배우들한테 미안한 게 동료들은 고생하는 씬이 많은데 저는 그렇지 않아서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설픈 면도 있고 사자성어 좋아하고"라며 '꼰대' 캐릭터임을 암시했다.
문희는 "제가 긴 머리를 고수했는데 감독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단발머리를 추천해주셨다"라며 "선배님과 여러 액션, 무술을 소화해야 해서 낙법부터 여러 무술들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악역으로 존재감을 과시해왔던 이호철 또한 "끝까지 선역 맞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생각보다 제가 선역을 종종 해왔는데 기억을 못하시고 악역만 기억하시는 것 같더라. 현실의 저와 가장 비슷한 모습일 거다. 저 살짝 '아기상' 얼굴"이라며 웃었다. 또한 "자동차 하면 소리만 들어도 안다"라고 덧붙여 TCI 팀에서 브레인으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캐스팅 이유와 관련해 박준우 감독은 "곽선영, 허성태 배우는 제가 예전에 조연출 했던 작품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그 게 5~6년 전인데 날로 인기가 많아지고 어딜 가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곽선영 씨는 그 작품이 첫 드라마였는데 그 때도 팬이 돼서 언젠가 꼭 같이 한번 해보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민기 배우는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다. 야외 활동 취미가 같아서 작품 전부터 알고 있었다. 특히나 '나의 해방일지'에서 연기가 젊은 배우들이 멋있고 히어로 같은 연기도 훌륭한데 이민기 배우의 생활연기, 평범한 남자의 모습 특히나 저희 작품에서는 '너드미'가 적합해서 섭외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호철 배우는 실제로 굉장히 귀엽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이미지가 무섭고, 잔혹해서 같이 정반대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문희 배우는 오디션을 봤는데 특기가 발차기라고 해서 우리 작품과 워낙 잘 맞겠다고 해서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특별한 소재와 관련해 박준우 감독은 "예전에는 '뺑반'이라고 '뺑소니 전담반'이 있었는데 2014년부터 TCI라고 교통사고전담반이 신설돼서 확대됐다고 하더라. 저희 작가님이 2019년부터 기획을 하셔서 실제 TCI를 만든 경장님의 자문을 통해 이 소재를 개발했다. 보복운전, 보험사기, 자동차가 흉기가 되거나 주요 범죄의 수단이 되는 경우를 다 아우르는 경우로 TCI가 확대돼 있어서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이 영역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걸 아실 거다. 경찰 분들은 더 잘 아시겠지만 범죄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어서 TCI를 소재로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통사고'하면 떠오르는 한문철 변호사의 자문도 있었을까. 박준우 감독은 "자문을 받아야 했는데 못 받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한문철의 블랙박스'는 즐겨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현실이 더 드라마 같더라. 시즌2에서는 자문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하고 소망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카체이싱 액션에 대해 이민기는 "저는 캐릭터가 캐릭터이다 보니 어색하다고 곽선영 누나한테도 말했다. 운전대를 잡을 일이 거의 없었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이에 곽선영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촬영에 들어가면 긴장감도 더해지기 때문에 누구도 다치면 안 되니까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무술팀이 너무나 잘 케어해주셨고 감독님도 '안전하게 가자'는 걸 목표로 해주셨다. 넓은 장소에서 촬영을 통제하고 해서 드리프트까지는 제가 완벽하게 성공을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곽선영은 "에피소드 하나 큰 걸 만들었다"라고 웃으며 "드리프트 하고 후진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제가 후진을 그렇게 빠른 속도로 해본 적이 없어서 민소희로서 운전을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엑셀을 밟은 거다. 그래서 후진을 하다가 사고를 내서 차 한 대를 폐차시켰다. 오래된 차량 하나를 보냈다. 차를 망가트려서 사고를 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잘못했다"라고 사과해 웃음을 더했다.
이호철은 출연진 케미스트리에 대해 "너무 언발란스하면서도 좋았다. 다들 '시즌2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막내 문희는 "선배님들과 촬영하면서 긴장도 엄청 됐는데 선배님들도 장난을 엄청 쳐주셨다. 그리고 곽선영 선배님이 다 받아줄테니까 마음껏 하라고 해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허성태는 작품의 분위기메이커에 대해 "호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호철이가 없으면 약간 다소 조용하긴 했는데 호철이가 있으면 말도 많아지고 시끄러워졌다. 호철이가 비염이 심해서 현장에서 코 먹는 소리만 나오면 '호철이 저기 있구나'라고 다 알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이호철은 "저는 MBTI에서 E랑 I가 반반인데 다들 I다. 그나마 제가 떠들었다"라고 말했다.
곽선영은 "연기할 때 항상 웃었다. 저희가 심각한 사건을 다루고 진지한 장면을 촬영할 때도 있지만 현장에 있을 때 만큼은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메이킹 영상을 보게 되면 촬영 현장이 너무 그립더라. 다시 이 사람들과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라고 강조했다.
이민기는 "저희가 사무실 세트를 찍는데 세트에서 모이면, 특히 호철이까지 하는 날은 한 두 번 정도 웃다가 대사도 못하고 NG가 날 때도 있었다"라고 거들었다.
공교롭게도 전작인 '야한사진관'이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바. '크래시'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박준우 감독은 "한 명의 남자 주인공이 TCI 팀에 와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희 캐릭터를 보면 곽선영 배우는 운전을 잘하는 여자 주인공, 이민기 배우는 운전을 못하는 남자 주인공, 이호철 배우는 운전은 잘하지만 액션을 못하는 경찰, 문희는 액션을 잘하는 막내 경찰, 허성태 배우는 귀여운 매력이 있다"라며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반전 매력을 자신했다.
더불어 그는 "저희가 카체이싱과 액션에서 양과 질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곽선영 시도가 드리프트해서 유턴하는 액션도 배우가 직접하는 경우는 드문데 곽선영 배우가 직접 했다. CG보다는 무술팀이 아날로그 액션으로 이런 씬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속도감이 저희들 만의 매력인 것 같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면서 액션을 찍었다. 스태프 특히 무술팀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박준우 감독은 큰 사랑을 받은 전작 '모범택시'와의 차별화에 대해 "전작이 자경단 느낌의 다크 히어로였다면 이번엔 공적 권력의 화이트 히어로, 브라이트 히어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작에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에서 희망을 찾았다면 이 드라마는 훨씬 밝고 유쾌하다. 만화처럼 드라마를 촬영을 시작해서 허성태 배우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감동적인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전작도 훌륭하지만 이번에도 못지않게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준우 감독은 "이제훈 배우도 워낙 운전을 잘했지만, 선영 씨가 워낙 악바리에 깡도 좋다. 차는 반파됐는데 한번에 드래프트하는 게 빠르게 안 된다. 두달 연습하다가 살짝 타이밍이 안 맞아서 차가 박살이 난 거다. 사실 병원을 가야하는데 창피하다고 안 가고 다음 씬을 찍겠다고 한 거였다. 그러다가 촬영을 끝까지 했는데 그때 심적으로 저희 스태프도 그렇고 본인도 데미지가 컸을 거다. 그래서 곽선영 씨가 카액션을 더 잘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곽선영은 "지금 괜찮다. 다친 곳도 없었다"라고 화답했다.
그런가 하면 이민기는 작품의 선택 이유에 대해 "책이 재미있었다. 교통범죄를 다룬다는 게 새로웠고 '이 사건이 이렇게도 범죄가 될 수 있어?'라는 생각에 이런 소재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이 따로 있었다기 보다는 전에 했던 형사들이나 제가 봐온 형사들이랑 결이 달라서 좋았다. 히어로가 아니었다. 팀 안에 함께 할 때 어떤 사건을 해결하고 '우리'가 히어로가 되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이 나서는 게 아니라 강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소 액션이 적은 것에 대해 "이호철 배우가 묻어간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이호철은 "'꿀 빤다'고 했다"라고 거들어 웃음을 더했다.
곽선영은 특히 "자동차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됐다. 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새삼 놀랍고 통쾌했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TCI 멤버 조합이 너무 재미있어서 민 반장으로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함께 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개인적으로 액션이 뭔가 가짜 같거나, 어색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정말 씩씩한 형사처럼 민소희 반장처럼 보이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 인물로 봐달라"라고 덧붙였다.
허성태는 "대본도 재미있었지만 배우들이 엄청 매력적이었다. 이민기 배우는 정말 오랜 시간 만나보고 싶던 배우였다. 이번에 만날 수 있어서 선택한 게 컸다. 곽선영 배우와는 두 번째 작품인데 또 같이 하는 배우였다. 호철이는 알고 보니 5~6개 작품을 같이 했다. 문희 배우는 이번에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대본과 배우들이 좋았는데 감독님을 뵙고 나서 그 때 알았다 전작 B팀 연출이셨다는 걸. 더더욱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다.
문희는 "제가 선택을 했다기 보다 이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고 형사라는 역할이 제 로망이기도 했다. 제 액션을 보여드릴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 역할을 꼭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감독님께도 이야기를 많이 드려서 막내 형사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호철은 "저는 시켜주시면 다 한다. 시간만 맞으면. 가릴 처지가 안 된다"라고 웃으며 "선한 역할 안 해보기도 해서 너무 해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크래시'는 오늘(13일) 월요일 밤 10시에 ENA에서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조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