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느낌이 났다.”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는 그동안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타선의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지난해 핵심 선수들인 오지환 홍창기 문보경 등의 페이스가 썩 좋지 못했다. 마운드도 고우석 함덕주의 이탈로 다시 세팅을 해 나가고 있는 상황. 염경엽 감독은 “타선이 올라올 때까지 우리는 버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내야진의 중심이었던 오지환(34)은 올해 스트레스로 주장직을 내려놓는 등 부침의 시간을 겪고 있었다. 타격은 타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지난해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는 미소를 잃어가고 있었다. 11일까지 40경기 타율 2할2푼6리(124타수 28안타) 1홈런 8타점 OPS .668의 성적에 그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12일 사직 롯데전은 터닝포인트를 만든 경기였다. 오지환은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도루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회 2루타를 치고 나갔고 4회에는 사구로 출루한 뒤 2루 도루, 신민재의 좌전안타로 3루를 밟았다. 이중도루를 시도하며 홈을 밟았다. 3-3 동점이 되는 중요한 점수였다. 그리고 4-4 동점이던 8회 2사 1루에서 롯데 필승조 전미르의 127km 커브를 걷어올려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
경기 후 오지환은 미소를 지었다. 오지환은 “처음부터 전미르 선수가 가장 자신 있어하고 수치상으로도 좋은 구종인 커브를 노리고 있었다. 어제(11일) 오스틴 선수가 삼진을 당한 것을 보고 무조건 커브를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2아웃이어서 장타를 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했고 커브를 노렸다. 커브 궤적을 그려놓고 타이밍이 늦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결승포의 순간을 되돌아봤다.대체선발 강효종이 등판했고 접전으로 이어진 경기. 그리고 버티고 버틴 끝에 재역전승을 일궈냈다. 그 중심에 오지환이 있었다. 오지환은 이날 경기를 두고 “야구에 흥미를 잃고 있었다. 그래서 좀 재밌어지고 팀도 처음으로 5연승을 다하 보니까 작년 느낌이 났던 경기였다”라고 설명하면서 “오랜만에 기분 좋았다. 오늘 경기 자체가 재밌었다. 타이트한 경기가 이어졌고 오스틴 선수가 동점 홈런을 치면서 재밌어졌다. 사실 분위기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는데 (김)현수 형이 잘 이끌어주고 잘 뭉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팬들에게 오랜만에 LG다운 야구와 승리로 보답해 드린 것 같아 기쁘다”라면서 흡족한 경기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의 타격감에 대해서는 염경엽 감독을 향해 항변 아닌 항변을 했다. 그는 “경기를 나가야 페이스가 올라온다.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신다고 했지만 좌투수라고 해서 빠지고 하다 보면서 안 좋았던 것 같고 페이스도 잃었던 것 같다”라면서 “경기를 나가면서 좋아질 때가 되면 연달아 계속 나갔어야 했다”라면서 아쉬움을 전했다.
이제 염경엽 감독도 오지환이 다시 페이스를 찾고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염 갑독은 “오지환이 이날 홈런으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어느덧 LG는 5연승. 중위권에서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팀으로 올라서고 있다. 23승18패2무(승률 .561)로 1위 KIA와 2.5경기 차, 2위 NC와 삼성과는 2경기 차이다. LG에 다시 신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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