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정신력을 보유한 선수를 갖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주로 전하는 'Bayern&Germany'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마스 투헬(51)의 김민재(28)를 향한 코멘트를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0시 30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VfL 볼프스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이제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오는 18일 TSG 1899 호펜하임 원정 경기다.
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마티스 텔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브리안 사라고사-로브로 즈보나레크-토마스 뮐러가 공격 2선에 섰다. 레온 고레츠카-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중원을 지켰고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엔 마누엘 노이어가 섰다.
선제골은 뮌헨의 몫이었다. 전반 4분 데이비스가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 뒤 우측 공간으로 패스했다. 이를 받은 즈보나레크가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고, 공은 골대를 때린 뒤 골문 안으로 향했다.
뮌헨은 빠르게 추가 골까지 맛봤다. 전반 13분 사라고사가 왼쪽 측면을 빠른 속도로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다. 머리 맞고 떨어진 공을 뮐러가 뒤로 내줬고 이를 고레츠카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가 실력을 보여줬다. 그는 정확한 판단으로 공을 사전에 차단하고, 좋은 전진패스를 찔러넣으면서 팀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후반 27분엔 빠른 커버와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내며 우파메카노의 패스 미스로 발생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단단한 수비력을 뽐냈지만, 김민재는 예상보다 빠르게 임무를 마쳤다. 부상으로 쓰러진 것. 후반 27분 수비 과정에서 뒷발이 상대 공격수에게 깔리며 꺾였고 공을 옆줄로 걷어낸 뒤 제자리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뮌헨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오는 18일 호펜하임과 시즌 최종전에 뛰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재에겐 여느 때보다 길고 힘들었던 시즌이다. SSC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직후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떠올랐고 다른 수비 파트너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차례로 부상당하며 제대도 된 휴식 없이 연달아 경기에 나섰다.
시즌 도중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치르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김민재는 전반기와는 다른 시즌 후반기를 맞이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와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쳤고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끔 찾아오는 선발 기회에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실수가 터져나왔고 평소 튀어나가 공격적으로 수비하던 습관은 독이 돼 돌아왔다.
특히 지난 1일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두 번 저지르며 승리할 수 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이후 뮌헨은 2차전에서 1-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와 관련해 투헬 뮌헨 감독은 공개 인터뷰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콕 집어 언급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나는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따뜻한 마무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안타깝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1차전 경기처럼 그가 실수를 저지른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믿음직한 선수"라고 입을 열었다.
투헬은 "김민재는 아시안컵까지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고 난 그에게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며 "모든 축구 선수가 커리에서 겪는 몇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 김민재의 행동 방식과 성격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그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기쁘고 최고의 정신력을 보유한 선수를 갖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