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이 완벽투로 팀의 8연승을 이끌었다.
곽빈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갔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 평균 152km를 기록했다. 직구 29개, 슬라이더 30개, 커브 22개, 체인지업 16개를 던졌다.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120km대 커브를 결정구로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나머지는 직구 1개, 체인지업 1개였다.
1회 톱타자 천성호를 11구 접전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강백호 상대로 154km 강속구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로하스는 변화구 위주로 승부, 122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회 첫 타자 문상철도 121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사 후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 김건형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 2사 후 천성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강백호를 초구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4회 또다시 커브 위력으로 인상적인 삼진을 잡아냈다. 로하스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2볼-2스트라이크로 몰아넣어 120km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문상철도 120km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황재균은 120km 커브로 루킹 삼진, 김건형은 127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사 후 신보기를 볼넷, 김병준에게 안타, 오윤석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강백호를 154km 강속구로 2루수 뜬공으로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6회 삼자범퇴, 2사 후 장성우를 몸쪽 낙차 큰 120km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장성우는 몸쪽 공에 몸을 뒤로 피했으나, ABS는 삼진 콜이 나와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곽빈이 공격적인 투구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의 역할을 100% 해냈다. 묵직한 속구는 물론 낙차 큰 커브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효율적으로 섞어 쓰는 영리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곽빈은 경기 후 "팀이 연승 기간에 내가 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연승을 이어갈 수 있게 형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 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이어 '개인 3연승도 기분 좋을 것 같다'는 질문에 "당연히 기분 좋다. 이제 승패를 떠나서 내 승리가 없어도 선발 투수의 역할만 제대로 해주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는 승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즌 첫 등판이 KT전이었는데,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곽빈은 "첫 경기에서도 형들이 점수를 잘 내줬는데, 내가 좀 많은 실수를 해서 점수를 줬다. 이번에는 자신감 있게 던져서 속이 후련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기연과 배터리 호흡에 대해 곽빈은 "기연이 형이 항상 투수를 편하게 해 준다. 아까도 5회(만루) 올라와서 릴렉스 시켜줬다. 내가 좀 많이 흥분했던 상태라 큰 장점인 것 같다"며 "오늘 고개를 좀 흔들었는데, 고개를 흔들자마자 안타를 하나 맞았다. 그래서 기연이 형 말을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기연이 형이 편하게 잘 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곽빈은 "5회 하위타순 상대로 너무 쉽게 들어가다가 밸런스도 안 맞고 내 자신을 혼내야 되는 시점이었다. 2아웃 잘 잡아놓고 볼넷 주고 안타 맞고 오늘 최고의 마이너스였다"고 자책했다.
2018년 프로 입단 동기 강백호와 승부에서 150km가 넘는 직구 스피드가 더 빨라졌다. 1회 직구 3개를 연거푸 던졌는데 156km가 찍혔다. 곽빈은 "백호와 힘대 힘으로 붙고 싶어서 1회 세게 던진 것 같다. 백호도 레벨이 너무 높은 선수니까 좀 조심스레 승부했다"며 "5회 2사 만루에서 밸런스가 잡혀서 백호 상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곽빈은 전날 우천 취소 후 강백호와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곽빈은 "어제 우천취소 되고 백호와 잠깐 봤는데, 내가 체인지업만 계속 던질게 그랬는데, 백호가 '그럼 게속 헛스윙 해줄게' 했는데, 오늘은 힘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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