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것 보여주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황동하(21)가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해 5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3-2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화창한 일요일 낮경기 등판에서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최고 148km짜리 직구, 평균 구속이 145km에 이를 정도로 확실히 스피드가 올라왔다. 변화구 주무기로 활용한 포크(19개)가 잘 떨어졌고 슬라이더(7개)와 커브(5개)도 SS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유효적인 도구였다.
3회까지 노히트 투구였다. 3회 2사후 최경모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실책이 나와 1루를 허용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4회 첫 타자 박성한에게 커브를 던지다 왼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맞았다. 1사2루에서 에레디아에게 중견수 플라이로 선제점을 허용했다.
5회도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요리하고 추가실점을 막고 등판을 마쳤다. 80구를 던졌고 위력이 여전해 6회까지 등판도 예상됐으나 9이닝 더블헤더 1차전이라 등판을 그대로 마감했다. 타선이 4회말 소크라테스의 동점타와 김태군의 밀어내기 사구로 역전에 성공해 승리요건을 안겨주었다.
올해까지 등판한 경기 가운데 최고의 투구였다. 팀은 7회초 2-2 동점을 허용했으나 7회말 김선빈의 솔로포로 결승점을 뽑아 3-2로 승리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8회 1사1,2루 등판해 삼진 4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막았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후 "황동하가 너무나도 좋은 투구를 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황동하는 "오늘 경기에서는 자신감 있게 던지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보여주자는 생각이었고 그게 잘 됐던 것 같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건 아쉽긴 하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다. 1차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였다.
이어 "(4회) 득점권 상황에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세게 던졌다. 전력 투구 하고 다음 이닝에서도 힘이 붙어 있어서 5회까지 더 자신 있게 던졌던 것 같다"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데뷔 이후 2경기 연속 5이닝을 던지며 완성형 선발투수로 한발 다가섰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의 부상으로 헐거워진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경기 연속으로 5이닝 투구를 했는데 힘든 점 없이 잘 던졌다. 포수 리드와 야수들 수비를 믿고 던지고 있고, 다음 등판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