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경질론에 분노했다.
영국 '가디언'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지식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팬들이 자신을 지지한다고 믿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올 시즌 들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4위와 리그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년 차 들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조별리그 꼴찌를 기록하며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8위까지 추락했다. 이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첼시에도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맨유는 리그 35경기에서 52골을 넣었고, 55골을 내줬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UEFA 컨퍼런스리그 진출권도 따내기 쉽지 않다.
특히 지난 7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0-4 대패로 큰 충격을 안긴 맨유다. 맨유는 어느덧 시즌 13패째를 떠안으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패 기록까지 세웠다. 55실점 역시 1976-1977시즌 이후 47년 만의 최다 실점이다.
사실 현지에서는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지 오래됐다. 맨유 수뇌부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는 토마스 투헬 감독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팬들이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월요일에 봤을 것"이라며 "난 그들과 다른 몇몇 의견들을 본다. 그들은 축구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축구팀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다. 혹은 그저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인내심을 갖고 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제 맨유의 마지막 희망은 FA컵 결승이다. 맨유는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잡아내면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텐 하흐 감독은 "난 내 일을 했고, 첫 해에는 좋았다. 우리는 우리의 수준에 맞게 플레이했다. 어쩌면 너무 잘했을 수도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러지 못했고, 그 이유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린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는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이 날이 선 반응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서도 "경질 루머는 내가 아니라 맨유 보드진에게 해야 한다"라며 "난 구단주들이 날 경질할 것인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난 팀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임무다. 보드진에게 상식이 있다면 난 경질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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