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고졸 신인 좌완 조동욱의 데뷔전 선발승 호투에 힘입어 4월 이후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8-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로 1군 데뷔전에 나선 조동욱이 최고 145km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앞세워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 깜짝 호투하며 승리했다.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은 KBO리그 11번째 기록으로 가장 최근에는 올해 3월31일 대전 KT전에서 한화 황준서가 해냈다. 한 해 2명의 고졸 신인이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진기록을 합작했다.
한화 타선도 상대 실책으로 만든 찬스를 놓치지 않고 8득점을 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김태연이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키움과의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한 한화는 4월 이후 12시리즈 만에 모처럼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16승24패(승률 .400)를 마크한 9위 한화는 키움과 공동 8위가 됐다.
한편 한화는 이날도 오후 1시33분부로 1만2000석 전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번 주말 3연전 모두 만원 관중을 이룬 한화는 올해 홈 20경기 중 19경기가 꽉 찼다. 매진률 95%. 성적에 관계없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대전 팬들에 모처럼 기분 좋은 위닝시리즈를 선물했다.
황준서 이어 조동욱까지,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대체 선발로 나선 신인 조동욱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당초 한화는 2군에 내려간 문동주가 이날 1군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재정비에 시간이 걸리자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조동욱을 대체자로 낙점했다. 장충고 출신 190cm 장신 좌완 조동욱은 올해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전체 1순위로 먼저 뽑힌 장충고 동기 황준서에 이어 좌완 투수 중에선 두 번째로 뽑혔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5경기(23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2.74 탈삼진 14개로 활약한 조동욱은 1군 데뷔전엘서도 떨지 않고 자기 투구를 했다. 1회 1사 후 로니 도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줘 1,2루 위기 몰렸지만 이주형을 투수 인필드 플라이로 처리한 뒤 포수 최재훈이 도슨의 3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첫 이닝 고비를 잘 넘겼다.
2회를 공 9개로 삼자범퇴한 조동욱은 3회 임지열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는데 이 과정에서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의 포구 실책이 나와 1사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용규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6회 1사까지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빠르고 공격적인 템포로 과감하게 몸쪽 승부하며 맞혀 잡는 투구를 이어갔다. 5회까지 투구수가 52개에 불과했다.
6회 1사 후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도슨과 김혜성을 연이어 땅볼 유도하며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총 투구수 70개로 스트라이크 45개, 볼 25개. 트랙맨 기준 최고 145km, 평균 143km 직구(42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2개)를 구사했다.
탈삼진은 1개도 없었지만 땅볼 아웃 7개, 뜬공 아웃 10개. 내야 팝플리이만 3개나 될 정도로 타자들에게 먹힌 타구를 잘 이끌어냈다. 볼끝에 힘이 있었고,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한 효과를 봤다.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은 1991년 롯데 김태형, 2002년 KIA 김진우, 2006년 한화 류현진, 2014년 LG 임지섭, 넥센 하영민, 2018년 삼성 양창섭, KT 김민, 2020년 KT 소형준, 삼성 허윤동, 올해 황준서에 이어 조동욱까지 11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키움 실책 자멸, 한화 타선 놓치지 않고 8득점 몰아쳐
한화는 3회초 페라자의 실책이 빌미가 돼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 이어진 3회말 바로 역전했다. 키움의 실책으로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키움 신인 선발 전준표를 상대로 최재훈이 볼넷을 얻으며 이어진 1사 1루에서 최인호가 투수 앞 땅볼을 쳤다. 전준표가 타구를 잘 잡았지만 2루로 송구한 것이 뒤로 빠졌다. 그 사이 최재훈이 3루로 갔다. 병살타로 이닝 종료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1,3루로 바뀌었다.
키움 이승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전준표를 진정시켰지만 바로 다음 타자 안치홍 타석 때 초구 커브가 폭투로 이어졌다. 3루 주자 최재훈이 홈에 들어와 1-1 동점. 계속된 2사 2루에서 페라자가 2루 땅볼을 쳤는데 키움 김혜성이 뒤로 빠뜨리면서 또 실책이 나왔다. 2루 주자 최인호가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오면서 2-1 역전.
4회에는 키움 좌완 불펜 윤석원을 상대로 김태연이 우익수 키 넘어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문현빈의 투수 앞 번트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보내기 번트였지만 투수 윤석원의 타구 처리가 늦었다.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한화는 정은원의 1타점 중전 적시타, 최인호의 유격수 땅볼, 안치홍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내며 스코어를 5-1로 벌렸다.
5회에도 한화는 김선기를 상대로 1사 후 노시환, 황영묵의 연속 안타에 이어 김태연의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문현빈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더한 한화는 7회 2사 후 이도윤의 볼넷, 최재훈의 우중간 1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재훈이 1안타 1볼넷 1사구로 3출루 경기를 펼쳤고, 김태연이 2루타 2개로 2안타 1타점 활약. 노시환도 2안타를 기록했다.
키움은 데뷔 첫 선발등판에 나선 전준표가 3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무자책)으로 첫 패를 안았다. 수비 실책에 무너졌지만 최고 149km, 평균 145km 직구(39개) 중심으로 커브(10개), 포크볼(7개), 투심(6개)을 구사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선에선 임지열이 8회 시즌 1호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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