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좌완 투수 조동욱(20)이 1군 데뷔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조동욱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한화가 6회까지 7-1로 리드하면서 조동욱은 데뷔전부터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지난 3월31일 대전 KT전(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에서 1군 데뷔전을 선발승으로 장식한 장충고 동기생 황준서에 이어 한 해 2명의 고졸 신인이 데뷔전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회다. KBO리그에선 역대 10번 나온 기록으로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과 황준서 2명만이 해낸 기록이다.
한화는 원래 같았으면 이날 문동주가 선발등판할 차례였다. 지난달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3,1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볼넷 1사구 1탈삼진 9실점 패전으로 최악의 투구를 하고 2군에 내려간 문동주는 재정비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조동욱에게 대체 선발 기회를 줬다.
190cm 장신 좌완 유망주로 올해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뽑힌 조동욱은 한화가 미래 황준서와 함꼐 좌완 원투펀치로 기대하는 유망주.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 조동욱을 직접 본 최원호 한화 감독도 “주무기가 슬라이더, 체인지업인데 나이에 비해 완성도가 괜찮다. 제구도 나쁘지 않고, 다만 아직 스피드가 140km 전후 정도인데 나이나 몸을 봤을 때 향상될 여지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23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2.74 탈삼진 14개로 안정된 투구 내용을 보인 조동욱은 팀이 침체에 빠진 부담스런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1회 고비를 잘 넘겼다. 이용규를 몸쪽 직구로 투수 앞 땅볼 처리한 조동욱은 로니 도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혜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린 조동욱은 이주형을 몸쪽 꽉 차는 직구로 팝플라이를 유도했다. 직접 투수 뜬공으로 처리한 조동욱은 고영우 타석 때 포수 최재훈이 도슨의 3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첫 이닝 위기를 잘 극복했다.
2회에는 고영우를 우익수 뜬공, 김휘집을 3루 땅볼, 이원석을 1루 뜬공으로 공 9개에 가볍게 삼자범퇴. 3회 첫 타자 김재현도 유격수 땅볼 처리했으나 임지열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는 과정에서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3루에 몰렸다. 이용규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도슨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침착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김혜성을 2루 땅볼, 이주형을 3루 파울 플라이, 고영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다시 삼자범퇴. 5회에도 김휘집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이원석과 김재현을 연이어 초구에 각각 좌익수 뜬공, 중견수 뜬공으로 공 8개에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조동욱은 임지열을 중견수 뜬공 아웃시킨 뒤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하지만 도슨을 3루 땅볼, 김혜성을 2루 땅볼 유도하며 퀄리티 스타트까지 성공했다. 7-1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총 투구수 70개로 스트라이크 45개, 볼 25개. 트랙맨 기준 최고 145km, 평균 143km 직구(42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2개)를 섞어 던졌다. 좌타자 상대로도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는 등 빠르고 공격적인 템포로 맞혀 잡는 투구를 했다. 삼진은 1개도 없었지만 땅볼 아웃 7개, 뜬공 아웃 10개를 유도했다. 내야 팝플리이만 3개나 될 정도로 타자들에게 먹힌 타구를 잘 이끌어냈다. 볼끝에 힘이 있었고,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펼친 효과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