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팀 내에서 유일하게 토종 에이스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좌완 손주영(26)이 인생 피칭을 기록하면서 마운드를 지배했다.
손주영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9구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시즌 2승 째를 수확했다. 지난 3월28일 잠실 삼성전(6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이후 44일 만에 승리를 수확했다.
이날 손주영은 최고 148km의 패스트볼 38개, 슬라이더 30개, 포크볼 11개, 커브 9개 등을 구사하면서 롯데 타선을 확실하게 요리했다.
올 시즌 5선발로 시작한 손주영은 서서히 잠재력을 펼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면서 빠르게 선발로 자리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첫 3경기, 15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잠재력을 펼치는 듯 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12이닝 14실점(11자책)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잠실 두산전 패전 투수가 됐지만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이날 다시 한 번 6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반등세를 재확인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을 두고 “손주영은 어쨌든 150km를 던져야 하는 투수다”라면서 “그리고 우리 팀에서 국내 1선발을 맡아줄 수 있는 자원 중 한 명이다. 그정도는 기본으로 가야 한다. 멘탈이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분명히 갖고 있는 선수”라면서 마운드에서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개성중-개성고 출신으로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를 지켜봤던 손주영에게는 꿈의 무대이기도 했다. 이날 사직구장은 2만2758석이 매진되는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향 롯데 팬들 앞에서 완벽투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손주영은 경기 후 “고향팀이니까, 롯데 팬들이 너무 많았는데 오히려 힘이 나더라. 프로에 와서 처음 사직구장에서 던졌는데, 에너지를 더 많이 받았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
염경엽 감독의 믿음을 받고 마운드에 오르는 손주영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그는 “감독님께서 저를 먼너 쓰시려고 하고 기사에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라며 “두세 경기 정도 못 던지면 2군을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조급해지는데 이제는 그런 것 없이 이제 좀 믿음을 주시니까 저도 거기에 보답을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완급조절 없이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제가 한 50개 정도 던지면서 팔 스윙이 빨라지는 스타일이다. 감독님과 어제 저녁 드실 때 잠시 만났는데, 6이닝 생각하지 말고 1회부터 전력투구한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하셨다. 완급조절이 아니라 몸이 조금 늦게 올라올 뿐”이라고 웃으며 항변하면서 “오늘도 1회 강하게 던진다고 던졌는데 143km가 나오더라. 그리고 세게 던지면서 구속이 빨라졌다”라고 말했다.
3회 무사 1,2루에서 고승민을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6회에는 무사 1루에서 전준우의 큼지막한 타구를 좌익수 문성주가 슈퍼캐치로 타구를 걷어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당시 위기 상황들을 돌아보면서 “3회 병살타 때는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잘 들어가서 잘 맞았지만 땅볼이 된 것 같다”라고 했고 “6회에는 그 타구가 잡혀서 ‘됐다’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주영은 트레이닝파트와 전력분석 파트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가 트레이닝 파트 도움을 엄청 많이 받는다. ‘손이 많이 간다’라고 하시는데 건강하게만 던진다면 언제든지 해주겠다고 하신다.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하다”라면서 “또 전력분석 파트에서도 이전 결과가 안 좋았지만 어떻게 하면 투구수를 늘릴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한다”라면서 주위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