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최고참’ 외야수 이용규(39)가 940일 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를 울린 쐐기 홈런으로 개인 통산 2100안타 기록까지 세웠다.
이용규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
키움이 3-0으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선 이용규는 한화 우완 불펜 박상원의 5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149km 직구를 잘 받아쳤다. 실투가 아닌 공이었지만 이용규의 배트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비거리 110m, 시즌 1호 홈런. 지난 2021년 10월14일 고척 NC전 이후 무려 940일 만에 터뜨린 홈런으로 햇수로는 3년 만이었다.
스코어를 4-0으로 벌린 쐐기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7회까지 키움이 3-0으로 앞서긴 했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차이였다. 하지만 이용규의 한 방으로 분위기가 키움 쪽으로 확 넘어왔다.
이용규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은 박상원은 다음 타자 로니 도슨을 1루 땅볼 처리했지만 박수종을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냈다. 이어 이주형에게 좌전 안타를 맞더니 고영우에게 우중간 빠지는 2타점 2루타, 김휘집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8회에만 순식간에 4실점했다. 키움은 7-1로 승리하며 최근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이용규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 홈런으로 개인 통산 2100안타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통산 14번째 기록. 박용택(2054개), 손아섭(2464개), 최형우(2362개), 양준혁(2318개), 김현수(2288개), 김태균(2209개), 이대호(2199개), 박한이(2174개), 최정(2167개), 정성훈(2159개), 이승엽(2156개), 이진영(2125개)에 이어 장성호(2100개)와 함께 통산 안타 부문 공동 13위로 올라섰다. 현역 선수 중에선 5위.
어느덧 39세 노장이 된 이용규는 지난해 부상 여파로 50경기 출장에 그치며 선수 생활의 고비를 맞았다. 올해도 퓨처스 팀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난달 12일 1군 콜업 후 리드오프로 팀의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전날(10일) 한화전에서도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7회 대타로 나와 좌중간 적시타로 4-3 리드를 잡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도 첫 4타석은 침묵했지만 쐐기 홈런으로 건재를 알렸다. 올 시즌 성적은 22경기 타율 3할4리(79타수 24안타)에 볼넷 12개, 몸에 맞는 볼 2개를 더해 출루율 4할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