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억울했으면...
KIA 타이거즈가 지난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경기는 2-4로 패했다. 승부처에서 상대 타자주자의 스리피트 위반 여부가 수용되지 않자 KBO에게 근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겠다는 것이었다.
2-1로 앞선 가운데 8회초 수비였다. SSG 박성한의 동점 2루타가 터졌고 최정은 사구를 얻어 1사1,2루 위기였다. 타격 1위를 달리는 레이예스의 강습타구가 투수 전상현의 다리에 맞고 튀었다. 아픈 다리를 참고 달려가 볼을 잡아 1루에 던졌으나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판정직후 이범호 감독은 1루 세이프 판정에 대한 것과 레이예스가 페어웨이 안쪽의 잔디 위를 밟고 뛰었다면서 수비방해(포수 또는 송구) 여부도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심판진이 수용해 판독결과 주자가 베이스를 먼저 밟았다며 세이프 판정을 유지했고 수비방해도 없었다고 판정했다. KIA는 이미 경기가 끝났으니 아웃을 번복하는 것은 아니다. 명백한 근거를 말해달라고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KIA는 작년 6월 16일 광주 NC전에서 수비방해로 인정받아 타자 주자는 아웃되고 진루에 성공했던 주자들은 원래 베이스로 돌아가는 불이익을 당한 바 있다. 9-10으로 뒤진 KIA 5회말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김선빈이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았고 이창진이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 신범수는 보내기 번트를 착실하게 댔다.
번트타구는 투수 앞으로 굴렀고 달려들던 NC 류진욱이 볼을 잡아 3루에 볼을 뿌리려다 발이 미끄러졌다. 본능적으로 1루에 볼을 던졌는데 바운드 악송구였다. 타자주자와 일직선도 아니었다. 그런데 베이스쪽에서 볼을 잡으려던 1루수와 겹치며 신범수의 발을 맞고 볼이 튀었다. 신범수는 1루를 밟았고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NC에서 스리피트 위반과 수비방해(송구와 포구)했다며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판독실 결과 아웃으로 정정했다. 신범수가 페어지역 안쪽으로 뛰면서 송구와 포구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사진 2) 규칙상 수비방해로 인정받으면 주자들은 원래 루로 복귀해야 한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KBO는 공문을 배포하고 후반기 부터 새로운 기준을 적용했다.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위해 타자주자의3피트 라인 안쪽 주루행위가 명백히 수비(송구 또는 포구) 방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에도 수비방해로 선언하기로한다'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KIA는 바뀐 기준의 적용을 받아 이번에는 세이프 판정이 된 것이다. 심판진과 비디오판독실은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명백한 수비방해가 없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IA는 명백하게 잔디위에서 뛰었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라고 근거해명을 요구하는 초유의 공문발송을 발표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