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타에 ‘담배’ 농담, 이게 재밌어요?[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5.13 22: 15

진부하고, 재미도 없다. 의도가 보이니 불쾌함마저 느껴진다. 
최근 다비치 강민경이 담배 농담에 일침을 가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큼큼을 많이 하신다. 금연하셔라"라는 댓글이 등장했고, 강민경은 해당 댓글을 읽은 뒤 "이게 재미있어? 이런 말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안 웃기다. 참 이런 농담 많이 하더라. 저는 담배 농담 정말 싫어한다"고 단호히 답했다. 그러면서 "저 담배 안 피운다"라고 터무니 없는 댓글을 일축하기도 했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 MBC 미디어센터에서 2022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가수 강민경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2.12.29 /sunday@osen.co.kr

이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연예인을 향한 '담배 농담'은 오래전부터 숱하게 이어져 왔다. 실제 강민경은 지난 2016년 이해리와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농담을 들었던 바 있다. 이들은 "다비치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퀴즈를 냈고, "김희철이 맞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희철은 "첫 라이브 무대 마치고 둘이 같이 '언니 오늘 어땠어?'"라며 담배를 피는 시늉을 했다. 이에 강민경은 "아니야"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이밖에도 '아는형님'은 여성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할때마다 '담배 농담'을 우려먹으며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광경은 비단 '아는형님'뿐 아닌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보였다. 지난 2021년에는 tvN '코미디빅리그'의 '사이코러스'에 이어 SBS '런닝맨'에서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담배 개그'를 펼치며 웃음을 유도해 한 차례 비판이 들끓었던 바 있다.
레퍼토리는 비슷하다. 방송 중 남성 연예인이 여성 연예인을 향해 돌연 "재떨이 필요하냐", "담배 끊었냐", "식후땡 언제하냐" 등의 기습 질문을 던진다. 이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뜬금없는 타이밍에 이루어진다. 이에 여성 연예인이 당황하면, 그 모습으로 웃음을 유도한다. 신선함이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1차원적인 억지 개그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그 타겟이 여성이라는 점이 '담배 농담'의 본질적인 문제를 가리킨다. 이 같은 농담에는 여성의 흡연을 터부시 하는 낡아빠진 인식과, 흡연이 여성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흠집을 낼 것이라는 착각, 담배 이야기를 꺼내면 당연히 여성이 난처해할 것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과 상대를 난처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고약한 심보가 배경에 깔려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가벼운 농담조로 말을 한다. 정색하면 상대만 예민한 사람이 되는것이다. 농담이니까. 만에하나 "흡연한다", "담배 끊었다"고 쿨하게 받아치면 마치 충격적인 말을 들은 것 마냥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며 과한 오버 액션을 취하기도 한다. 특히 현재나 과거에 흡연 사실을 당당히 인정한 여성 연예인에게는 틈만 나면 담배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 안달이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만 19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 술과 담배 등을 구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금연구역'을 제외하고는 불법이 아니다. 다른사람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물론 방송통신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방송에서 음주, 흡연 등에 대한 미화나 조장은 금지돼 있지만, "담배 피운다"는 말을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2024년, 현재도 종종 여성 연예인을 향한 구닥다리 담배 농담이 사용되고 있다. 방송에서의 노출은 줄었다 하더라도, 강민경의 사례와 같이 댓글이나 사적인 공간에서는 여전히 잔존해 있다. 언제쯤 담배가 여성 연예인에게 있어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줄까. 웃음은 커녕 보는 이들도 숙연해지게 만드는 '노잼' 장난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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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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