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의 돈을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다.
일본매체 도쿄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을 맡았고 은행사기죄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미즈하라 잇페이가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출석해 심문을 받고 보석금 2만5000달러(약 3463만원)에 가석방됐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31경기 타율 2할7푼6리(2546타수 702안타) 174홈런 445타점 440득점 87도루 OPS .924,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특급스타다. 2021년과 2023년에는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만장일치 MVP를 두 차례 이상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9695억원)에 계약하며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개막 2연전 직후 잇페이 통역이 오타니의 돈을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해고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12일 잇페이를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 검찰 캘러포니아 중부지부의 마틴 에스트라다는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2억원)을 불법적으로 이체한 사실이 연방 조사에서 밝혀졌다’라면서 미즈하라의 범행에 대해 설명했다.
연방 검찰의 36페이지 분량의 고소장에 제출된 진술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불법 마권업자에게 도박 빚을 갚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미즈하라와 관련된 기기와 IP 주소’를 통해서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오타니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이체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오타니를 반복적으로 사칭했다. 미즈하라가 불법 송금에 이용한 오타니의 계좌는 지난 2018년 미즈하라의 도움으로 개설된 계좌였다.
아울러 고소장 진술서에는 미즈하라는 1만9000회가 넘는 베팅을 했고 도박으로 1억4256만6769달러(약 1975억원)를 땄고, 1억8293만5206달러(약 2534억원)를 잃었다고 고소장에 명시되어 있다. 손실액은 4000만(약 554억원) 달러가 넘었다.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이 알려지자 오타니가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지만 연방 검찰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없고, 오타니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미즈하라는 보석금을 내고 일시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도쿄스포츠는 “보석의 조건은 ‘온라인을 포함해 어떠한 도박도 하지 않는다’, ‘도박 의존증 치료를 받는다’, ‘여권을 반납하고 해외 출국이 금지된다’, ‘오타니와의 접촉을 금지한다’ 등이다. 5월 9일에는 혐의 인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잇페이 논란 이후 일시적인 부진을 겪었지만 금방 회복하며 올 시즌 15경기 타율 3할3푼3리(63타수 21안타) 3홈런 8타점 12득점 1도루 OPS 1.012로 활약하고 있다. 투수로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여파로 등판하지 않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