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적 시장 때만 하더라도 ‘뜨거운 감자’였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터밀란은 '세리에A 경력자' 김민재 대신 2000년생 유망주를 더 품고 싶어 한다. 중요한 건 김민재도 뮌헨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2일(한국시간) “최근 김민재 영입을 선호했던 세리에A 인터밀란은 (다른 센터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리오 에르모소(28), 잘츠부르크의 프랑스 중앙 수비수 우마 솔렛(24)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인터밀란은 다가오는 여름 센터백 수혈이 목표다. 이에 지난 시즌 때부터 이미 센터백 관찰을 시작했다. 그들이 선호하는 선수에 김민재가 포함돼 있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밀란은 최근 몇 주 동안 김민재를 선호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이 어린 ‘유망주’ 영입으로 인터밀란은 선회하는 듯한 분위기다. 나폴리에서 뛰었던 김민재가 세리에A를 경험한 것은 플러스 점수가 되지만 차라리 나이 어린 선수를 데리고와 미래 자원으로 키우고 싶단 계산 때문이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뛰며 구단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의 활약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세리에A 사무국은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첫 사례였다. 더불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김민재가 해당 상을 받았다.
그는 뮌헨으로 건너온 후에도 명성을 이어갔다. 올 시즌 중반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팀에선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요즘 분위기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락세다. 김민재는 최근 뮌헨이 치른 5경기 중 4경기를 벤치만 지켰다. 지난 1월 뮌헨 유니폼을 입은 에릭 다이어에게 철저히 밀리고 있다.
뮌헨은 김민재를 데려오는 대가로 나폴리에 무려 5000만 유로(732억 원)를 지불했는데, 김민재는 '돈값'을 못하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재는 로테이션에 의해 지난 6일 간만에 선발 기회를 한 번 잡았지만,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3월 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 SS 라치오전(3-0 승)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이어 3월 9일 열린 마인츠와 분데스리가 맞대결(8-1 승)에선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가까스로 경기에 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민재는 3월 16일 다름슈타트와의 분데스리가 26라운드 맞대결(5-2 승)에선 다시 벤치만 달궜다.
이후 김민재는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3월 A매치 2경기를 치르고 27일 뮌헨으로 복귀했다.
돌아온 김민재의 상황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3월 31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전(0-2 패)에서도 그는 벤치를 지켰다.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드디어 김민재는 4월 6일 분데스리가 하이덴하임(2-3 패)을 통해 오랜만에 ‘풀타임 출전’ 했지만, 4월 10일 열린 아스날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2-2 무)에서 또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다이어가 김민재 대신 풀타임을 소화했다.
결국 김민재의 매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스포르트는 “김민재의 미래는 혼란스럽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분명하다. 뮌헨에선 김민재를 한 시즌 만에 판매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명성 있는 구단의 이목을 끄는 힘이 떨어진 김민재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를 선호했던 인터밀란은 최근 잘츠부르크의 센터백 솔렛을 특히나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알렸다.
솔렛의 매력은 체격, 좋은 기술, 능력의 다양성이다. 그는 쓰리백, 포백에서 모두 유연하게 뛸 수 있다. 올 시즌엔 부상으로 다소 부진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2000년생인 그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센터백, 측면 수비 모두 소화 가능하다.
당초 인터밀란은 김민재를 마음에 품어둔 상태에서 아틀레티코의 에르모소를 후보 선상에 올렸다. 에르모소가 팀의 수비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리에A 나폴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톤 빌라, 뉴캐슬,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도 에로모소를 원하고 있어 인터밀란은 후순위 영입 후보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 와중에 김민재보다 어린 센터백 솔렛이 눈에 들어왔다. 솔렛이 잘츠부르크와 재계약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밀란이 영입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분위기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밀란은 솔렛을 관찰하기 위해 과거 여러 차례 구단의 스포츠 디렉터를 보냈다. 솔렛의 이름은 인터밀란의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솔렛 영입전에서) 달라진 점은 계약 상황이다. 잘츠부르크는 솔렛의 이적료를 높게 책정했다. 지난 여름 2000만 유로(293억 원)의 ‘미친 이적료’를 제시했고, 지난 1월 나폴리가 접근했을 때도 1300만 유로(190억 원)를 요구했다. 인터밀란은 1000만 유로가 적당하단 생각이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 선수 김민재보다 솔렛에게 더 마음이 향한 듯한 인터밀란이다. 그 이유는 ‘나이’에 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밀란은 미래가 유망한 젋은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라고 들려줬다.
한편 최근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현재 백업 선수지만 뮌헨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으며 다음 시즌 새로운 감독 밑에서 자리매김하길 원한다. 다른 구단이 자신을 영입 선상에 올린 것과 상관없이 잔류를 원하는 김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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