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는 손흥민(32, 토트넘)과 정반대의 대처를 보여줬다.
알 나스르는 9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사우디 슈퍼컵 준결승에서 알 힐랄과 맞붙어 1-2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알 나스르는 슈퍼컵 우승이 좌절됐다. 리그에서도 1위 알 힐랄(승점 77점)에 밀려 2위(승점 65점)에 머물러 있는 알 나스르는 이번 시즌 무관이 유력하다.
이 경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사디오 마네, 오타비오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해 선발로 출전했다. 호날두는 경기 막판 퇴장당하며 불명예스럽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알 나스르는 후반전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골맛을 본 쪽은 알 힐랄이다. 살렘 알 도사리, 말컴이 연달아 득점을 성공하면서 알 나스르는 0-2로 끌려갔다.
그러던 중 사고가 터졌다. 후반 40분 호날두는 사이드 라인으로 나간 공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것. 앞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호날두는 추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씁쓸히 퇴장당했다.
영국 '데일리 스포츠'는 이 장면을 두고 "호날두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호날두는 상대 선수와 갈등 상황에서 팔꿈치로 그를 가격했고 주심은 이를 의도적인 폭행으로 판단해 호날두에게 퇴장을 명했다"라고 전했다.
호날두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레드카드를 받은 직후 호날두가 주먹을 치켜 올려 주심을 때리려 한 장면이 포착된 것.
데일리 스포츠는 "알 나스르는 호날두 퇴장 후 마네의 만회골로 한 골 추격했지만, 경기는 1-2 패배로 끝났다. 알 힐랄은 결승전에서 알 이티하드와 맞붙는다"라고 정리했다.
호날두에게 폭행당한 이 선수, 이번 AFC 카타르 아시안컵 2023 대회를 유심히 본 팬이라면 낯이 익을 것이다.
그의 이름은 알리 알불라이히.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의 주장이다.
알불라이히는 지난 1월 30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16강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맞대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당시 한국과 사우디는 연장 120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이 경기 황당한 장면이 포착됐다. 등번호 5번을 달고 뛴 사우디의 주장 알불라이히는 손흥민을 갑자기 밀친 뒤 황당하다며 웃는 손흥민의 머리채를 붙잡고 들어올리기까지 했다. 폭력적인 행위였지만, 알불라이히는 경고도 받지 않았다.
해당 장면에 대해 '알 아인 뉴스'는 "'문제아' 알불라이히가 한국 주장 손흥민의 머리채를 잡았다. 놀라운 만행에 손흥민이 희생자가 됐다. 알불라이히는 과거에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도 문제 행동을 일으켰던 선수"라고 조명했다.
당시 매체는 "다행히 한국의 주장 손흥민이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별다른 일을 벌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의 인성이 주목받는 형태가 됐다"라며 오히려 웃음으로 대처한 손흥민을 칭찬했다.
호날두의 대처는 달랐다. 신경전이 펼쳐지자 주저 없이 팔꿈치로 때려눕혔다. 호날두와 손흥민의 대처가 극명하게 갈린 모습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