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4년간 몸담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5선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토론토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8로 패했다. 2연패 당한 토론토는 4승6패로 5할 승률에서 멀어졌다.
선발투수 싸움에서 밀린 경기였다. 5선발로 낙점된 보우덴 프랜시스가 3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1회 3타자 연속 삼진을 잡고 시작한 프랜시스는 2회 선두 앤서니 리조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다음 3타자를 범타 요리했다. 그러나 3회 순식간에 5실점하며 무너졌다.
1사 후 오스왈도 카브레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글레이버 토레스를 루킹 삼진 잡았지만 후안 소토에게 우전 안타를 맞더니 애런 저지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리조와 8구 승부를 펼쳤으나 또 볼넷이 나오면서 밀어내기로 첫 실점.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넉다운 됐다. 6구째 93.2마일(150.0km)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에 붙였지만 좌월 만루포로 이어졌다.
최고 95.1마일(153.0km), 평균 93.6마일(150.6km)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급격하게 투구수가 늘어나고 조기 강판됐다. 총 투구수 77개 중 스트라이크는 44개로 비율(57.1%)이 60%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불펜으로 20경기(36⅓이닝)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73 탈삼진 35개로 가능성을 보여준 프랜시스는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발판 삼아 토론토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도 5⅓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볼넷 7탈삼진 7실점 패전을 안았다. 이날 양키스전까지 2경기 연속 패전을 다하면서 평균자책점은 11.81에서 12.96으로 더 올랐다.
지난해 후반기 류현진이 맡았던 토론토의 5선발 자리는 원래 알렉 마노아의 몫이 될 것으로 보였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3위로 토론토 1선발 역할을 한 마노아는 지난해 19경기(87⅓이닝) 3승9패 평균자책점 5.87로 부진하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류현진이 떠난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였던 마노아는 겨우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날렵해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2월2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시범경기 1경기 등판(1⅔이닝 4실점)을 끝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재활을 마치고 8일 싱글A 더니든에서 디트로이트 산하 싱글A 레이크랜드 플라잉 타이거스 상대로 선발등판했지만 1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첫 18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2개뿐이었고, 총 투구수 58개 중 스트라이크는 26개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3마일(151.8km)로 그나마 살아있었다.
토론토는 시즌 초반이지만 선발진이 불안하다. 호세 베리오스(1승 ERA 2.25), 기쿠치 유세이(1패 ERA 2.79)는 안정적이지만 케빈 가우스먼(1패 ERA 9.53),크리스 배싯(2패 ERA 7.71)의 출발이 좋지 않다. 가우스먼, 배싯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지만 5선발 자리는 프랜시스, 마노아 모두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토론토의 고민이 깊어진다.
그래도 토론토가 믿는 구석이 있다. 쿠바 출신으로 일본프로야구에서 특급 불펜으로 활약한 야리엘 로드리게스를 4년 3200만 달러에 영입했는데 현재 트리플A에서 선발로 빌드업 과정을 거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2경기 6⅓이닝 1피안타 3볼넷 1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빅리그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