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 소속 우완 투수 고우석(26)이 두 번째 등판에서 고전했다.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진땀을 빼야 했다.
고우석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호지타운에서 치러진 아마릴로 소드푸들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의 더블A 원정경기에 9회 구원등판, 1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닝 시작부터 3연속 안타를 맞더니 2루 도루 허용과 폭투로 흔들렸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아마릴로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기분 좋게 스타트한 고우석이지만 이날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9.00으로 올랐다.
결과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심판의 좁은 스트라이크존 영향도 있었다.
9-2로 앞선 9회말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온 고우석은 첫 타자 A.J. 부코비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1구, 3구, 5구 바깥쪽 공이 보더라인에 걸쳤지만 모두 볼 판정을 받으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결국 6구째 91.01마일(146.5km) 커터성 공을 가운데로 넣었지만 안타가 됐다.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하며 무사 2루에 몰린 고우석은 좌타자 케빈 그레이엄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5구째 80.61마일(129.7km) 커브를 공략당했다.
다음 타자 J.J. 디오라지오에게도 중전 맞으면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3구째 94.36마일(151.9km) 포심 패스트볼이 낮은 존에 들어왔지만 볼 판정을 받자 고우석은 당황한 듯 모자를 한 번 고쳐 썼다. 이어 4구째 90.2마일(145.2km) 공을 가운데로 넣었지만 또 안타로 이어졌다.
대만인 좌타자 천성핑을 상대로 2구째 93.59마일(150.6km) 패스트볼이 사인이 안 맞았는지 반대 투구로 폭투가 되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몰린 고우석. 5구째 90.29마일(145.3km) 낮은 공으로 천성핑을 헛스윙 삼진 잡고 첫 아웃카운트를 챙겼지만 윌더드 파티뇨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이번에도 초구 몸쪽 낮은 공이 존을 통과했지만 볼이 되면서 힘든 승부가 됐다. 4구째 몸쪽 높은 94.63마일(152.3km) 포심 패스트볼이 우익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로 연결됐다.
파티뇨의 주루사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한 고우석은 2사 3루에서 로건 워모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6구째 바깥쪽 94.7마일(152.4km) 포심 패스트볼로 경기를 끝냈다. 총 투구수는 30개로 스트라이크 19개, 볼 11개. 최고 구속은 95.26마일(153.3km)까지 나왔다.
고우석은 지난 1월 포스팅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LG 트윈스 소속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시범경기에서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부진했다.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11개를 맞으며 3볼넷 6탈삼진 9실점(7자책)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지난달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개막에 앞서 18일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스페셜게임에서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재원에게 맞은 홈런이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통보를 받았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아니라 더블A 샌안토니오로 이동했다. 엘파소가 속한 퍼시픽코스트리그(PCL)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많은 타고투저 리그로 고우석이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구단에서 배려를 한 것이다.
첫 등판에서 최고 96.24마일(154.9km) 강속구를 뿌리며 컨디션을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이날 두 번째 등판에서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빅리그 콜업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는 샌안토니오가 9-4로 승리했다. 2022~2023년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외야수 렉스가 4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구단 자체 선정 경기 MVP에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