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다른 선수들이 실축해서 기죽는 것보다 내가 실축해 질타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전북현대 수비수 김태환(34)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뜻깊은 사연이 있었다.
김태환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홈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해 1골을 넣었다. 그러나 전북은 2-3로 패했다.
개막 후 ‘첫승’을 노린 전북은 이번에도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6경기를 치른 12위 전북은 3무 3패(승점 3)를 기록했다. 강원은 2승 3무 1패(승점 9)로 상위권 도약에 힘을 받았다.
김태환의 골은 전북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종료 직전에 나왔다. 그는 부담감이 큰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북은 윤석영의 핸드볼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김태환이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전북은 김태환의 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에 2골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직전 문선민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동점골까진 터트리지 못했다.
올 시즌 직전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태환은 ‘맏형’의 무게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단 페트레스쿠 감독님이) 사임하시고, 저부터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전북와서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반성 많이 하고 있다”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배경에 대해 “혹시나 다른 선수들이 실축해서 기죽는 것보단 내가 실축해 질타를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실축한다면) 나를 향한 욕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질타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키커로 나섰다”라고 들려줬다. 깊은 생각을 안고 페널티킥을 찬 김태환은 득점에 성공했다.
앞으로 더욱 잘하고 싶은 김태환이다. 먼저 그는 ‘자신감’을 끌어올리고자 한다.
김태환은 “속상하다. 성적을 내지 못하고, 또 감독님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분위기를 넘기고자 선수들과 이야기 많이 하고 있다. 먼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부터 선수들을 다독이고 ‘원팀’이 될 수 있게 뛰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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