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21, 롯데)이 2024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하고도 웃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경기 내용 탓에 오히려 자신을 책망하는 모습이었다.
황유민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6,685야드)에서 막을 내린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67-67-69-71)의 성적으로 우승컵을 받았다.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은 작년부터 두산건설이 주최하기 시작한 2회째 대회이다. 2024시즌으로 치면 세 번째 대회이지만 앞선 두 대회는 각각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열려, 국내에서 열리는 2024시즌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유민은 2타차 선두(-13)에서 최종일 경기를 시작했다. 그 뒤를 박혜준과 강지선이 따르고 있었지만, 이름값으로 보면 황유민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실제 최종 4라운드 경기가 그랬다. 황유민의 샷이 많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런 황유민을 제치고 앞으로 나서는 경쟁자는 없었다.
그런 상황이 황유민을 더 속상하게 했다. 1타 앞서던 마지막 18번 홀에서 가볍게 넣을 수 있는 파퍼트를 남겨 놓고도 황유민은 마크를 하지 않았다. 챔피언 퍼트를 할 만큼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무언의 책망이었다.
황유민은 우승 확정 후 SBS 골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샷이 많이 흔들려 가장 힘든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이며 보면 경기 조건이 황유민에게만 까다로웠던 건 아니었다. 황유민은 전반에만 버디 3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후반에는 버디나 보기 없이 줄곧 파만했다.
경쟁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독 2위(-13)로 대회를 마친 박혜준이 최종일에서 2타를 줄였고, 공동 3위를 한 박현경(-12)이 3타를 줄였을 뿐이다. 톱10 중에서는 3타를 줄인 게 최선의 성적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예원이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예원은 “테디벨리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주변 플레이가 어려워 아이언 샷에 더 집중해야 하고, 쇼트게임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유민은 자신의 플레이에 속이 상했다. “더 나은 모습으로 다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말이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