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 아들’ 재린 스티븐슨(19, 앨라바마대)의 우승 도전이 전미 4강에서 멈췄다.
스티븐슨이 속한 앨라바마대는 7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4 NCAA 토너먼트 파이널포’에서 동부지구 1번 시드 코네티컷에게 72-86으로 패해 4강에서 탈락했다.
반대쪽 4강에서 중서부지구 1번 시드 퍼듀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를 63-50으로 눌렀다. 코네티컷 대 퍼듀의 결승전은 1번 시드끼리 싸움으로 9일 계속된다.
‘문태종 아들’로 유명한 1학년 포워드 스티븐슨은 앨라바마의 식스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4강전에서 그는 벤치에서 나와 10분을 뛰었고 슈팅은 기록하지 못하며 2리바운드, 1블록슛, 1파울을 기록했다.
앨라바마는 전반전 40-44로 근소하게 뒤졌지만 후반전 32-42로 무너졌다. 유콘 주전 5명은 모두 12점 이상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앨라바마를 제쳤다.
재린 스티븐슨은 1학년 시즌을 모두 마쳤다. 이제 관건은 그가 2학년 시즌 학교에 남느냐. 아니면 조기에 NBA 드래프트 진출을 선언하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린 스티븐슨이 올해 NBA에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NCAA 토너먼트에서 맹활약한 슈퍼신입생들은 주가가 폭등해 곧바로 NBA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하는 것이 보통이다. 스티븐슨은 앨라바마가 학교최초로 파이널포에 진출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식스맨이었고 NBA를 노리기에 역할이 너무 적었다. 스티븐슨은 경기당 5.4점, 2.7리바운드, 야투율 41.8%로 1학년 시즌을 마쳤다. NBA를 노리기는 많이 부족한 숫자다.
실제로 ‘NBA드래프트닷넷’ 등 유력매체에서 2024 클래스 예상드래프트에서 스티븐슨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전세계 상위 60등에 들 실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스티븐슨 입장에서 2학년 시즌에 남아 팀의 주역으로 활약한 뒤 NBA를 노리는 편이 낫다.
211cm(한국식 208cm)의 큰 신장을 갖춘 스티븐슨은 기동성과 슈팅까지 겸비한 만능포워드다. 그는 2022년 고교시절 기자와 인터뷰에서 “난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다 볼 수 있다. 쿤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올해 스티븐슨이 NBA를 과감하게 도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스티븐슨은 클렘슨과 8강전에서 19득점, 3점슛 5/8을 쏟아내며 앨라바마를 사상 첫 파이널포로 이끌었다. 스티븐슨의 신체조건과 어린 나이는 미국에서도 확실한 강점이다.
‘풋볼 스쿨’인 앨라바마는 사실 농구가 유명한 학교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NBA 드래프트 2순위 브랜든 밀러를 배출하는 등 좋은 선수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에서 태어난 스티븐슨은 고향의 명문팀 노스캐롤라이나의 장학금 제안을 뿌리치고 앨라바마에 입학했다. 더 많은 시간을 뛰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스티븐슨이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국적을 선택해 한국대표팀에서 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는 지난 2022년 기자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한국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자랐다. 나도 한국을 대표해서 뛰고 싶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한국체육제도의 특성상 스티븐슨이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메달 등 뚜렷한 성과가 있어야 체육분야 특기자로 인정해 특별귀화를 허락한다. 또한 소득이 있는 프로선수가 학생선수에 비해 훨씬 유리한 구조다. 전미 토너먼트 4강에 든 NBA 유망주 스티븐슨은 대학생선수라 한국에서 특기자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
선수로서 자신의 미래에 고비를 맞은 스티븐슨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