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30, 바이에른 뮌헨)가 다시 벤치로 돌아가게 될까.
'독일 FCB 인사이드'는 5일(이하 한국시간) "투헬 감독은 중앙 수비진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하이덴하임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예고했다"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독일 하이덴하임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하이덴하임과 맞붙는다.
시즌 종료까지는 7경기가 남은 상황. 바이에른 뮌헨은 19승 3무 5패, 승점 60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레버쿠젠(승점 73)과 격차는 무려 13점.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12연패 도전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냉정히 말해 리그 우승 경쟁은 이미 끝난 데다가 하이덴하임은 리그 11위로 강팀은 아니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할 적기인 셈.
게다가 주중에는 아스날 원정까지 떠나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0일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아스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다.
특히 중앙 수비진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토마스 투헬 감독은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 조합에 신뢰를 보내왔다. 그는 지난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경기에서 승리하고, 호흡도 잘 맞는다.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와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둘 사이 의사소통도 매우 잘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신 김민재가 벤치로 밀려나면서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후반 늦게라도 교체 투입된 마인츠전을 제외하곤 아예 잔디도 밟지 못했다. 김민재로선 커리어를 통틀어 처음 겪는 일. 그가 벤치에 앉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인터 밀란 이적설까지 등장했다.
김민재는 독일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하지만 배울 점도 있다. 특별한 불만은 없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언제든지 내 능력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때가 온 것일까. '데어 클라시커' 완패로 다이어-더 리흐트 듀오를 향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달 31일 홈에서 도르트문트에 0-2로 무릎 꿇었다. 리그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안방 패배였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활약도 좋지 못했다. 둘은 느린 주력과 좁은 수비 범위라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도르트문트의 역습을 제어하지 못했다. 라치오와 분데스리가 최하위권 두 팀(마인츠, 다름슈타트)을 잡아내고 세운 승리 공식도 빠르게 막을 내렸다.
FCB 인사이드는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전에서 패한 뒤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어떤 전술적 조치를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한 가지 변화는 중앙 수비에 있을 것 같다. 더 리흐트와 다이어는 더 이상 수비의 중심을 차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비진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던 투헬 감독도 마음이 바뀌었다. 그는 하이덴하임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르트문트전) 플레이 방식과 결과는 카드가 다시 섞일 것이란 시작 신호였다. 내일은 (누가 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우리에겐 뛰어난 중앙 수비수 4명이 있다. 매 경기마다 누가 출전할지 결정할 것이다. 내일이나 남은 경기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나 우파메카노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힌트나 다름없다.
변화의 대상은 더 리흐트가 아니라 다이어가 될 전망이다. 투헬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더 리흐트가 보여준 활약에 매우 만족한다. 그는 도르트문트전에도 뛰었다"라며 "더 리흐트는 도르트문트전에서도 아주 잘했다. 우리 모두가 같은 문제를 겪었다. 그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와도 호흡이 매우 좋다"라고 밝혔다.
FCB 인사이드는 "투헬 감독은 과거 일관된 라인업에 의존해 왔지만, 이제 경기력에 따라 엄격하게 평가할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부진했다. 그들은 수동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2실점에 잘못이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리흐트는 앞으로도 바이에른 뮌헨 수비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 웍스'도 다이어 대신 김민재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최근 출전이 없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여유를 가지는 시기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이어는 토트넘 만년 벤치 신세를 벗어나 바이에른 뮌헨 주전으로 도약한 뒤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 의지까지 불태울 정도였다. 최근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선 "내가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그저 인내했다는 것"이라며 "매일 열심히 훈련했고, 몸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 뮌헨에 도착했을 때 뛸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도르트문트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고, 다시 처음부터 경쟁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만약 김민재가 하이덴하임전에서 진가를 증명한다면 다이어를 꾸준히 믿던 투헬 감독의 생각도 바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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