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1만 골드의 열세를 뒤집었던 것 처럼 젠지가 또 명승부 끝에 디플러스 기아(DK)를 울렸다. 젠지가 ‘실버 스크랩스’가 울린 풀세트 접전 끝에 DK를 따돌리고 3라운드 승자조에 진출했다.
젠지는 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2라운드 DK와 경기에서 쫓고 쫓기는 5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3-2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기인’ 김기인과 ‘쵸비’ 정지훈이 1, 3세트를 책임지고, 승부처였던 마지막 5세트에서 공수를 책임지면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DK는 ‘쇼메이커’ 허수와 ‘에이밍’ 김하람이 분전했지만, 끝내 정규시즌 1위이자 자신들의 천적 젠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젠지는 오는 6일 열리는 3라운드 승자조에서 4일 열리는 T1과 한화생명의 승자와 최종 결승 직행을 5전 3선승제로 다투게 됐다. 패배한 DK는 4일 경기 패자와 7일 3라운드 패자조에서 기사회생을 노리게 됐다.
젠지의 첫 출발은 이보다 좋을 수 없이 완벽했다. 팀의 강점인 탈수기 운영을 앞세워 DK의 전략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31분 58초만에 11-5로 기선을 제압했다.
한타에 힘을 실은 DK가 오브젝트를 수집해 분명 초반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젠지는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자신들쪽으로 협곡의 흐름을 끌어오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사이드 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유도하면서 야금야금 포인트를 챙긴 젠지는 바론 앞 교전에서 ‘기인’ 김기인이 영리하게 상대 본진을 홀로 헤집으면서 사실상 1세트의 쐐기를 박았다.
서전을 패한 DK가 그라가스를 잡은 ‘킹겐’의 효과적인 한타 마크와 ‘쇼메이커’ 허수의 킬 캐치 능력이 어우러지면서 35분 21초 만에 세트 스코어의 균형을 1-1로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흐름을 계속 이어가지는 못했다.
동점을 허용한 젠지는 3세트 착실하게 챙겨놓았던 드래곤 오브젝트의 이점을 살려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 모든 것을 걸고 제대로 한타를 설계하면서 제대로 뒤집기 한판을 만들어냈다.
‘쵸비’ 정지훈의 슈퍼 발키리에 진영이 와해된 DK는 성난 파도처럼 몰려드는 젠지의 공세에 휩쓸리고 말았다. 기회를 잡은 젠지는 여세를 몰아 곧바로 DK의 본진을 들이치면서 2-1로 다시 리드, 매치 포인트를 찍었다.
하지만 DK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에이밍’ 김하람이 라인전 단계부터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승부를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한 번의 반전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봇에서 치열하게 킬을 주고받는 난타전으로 벌어진 5세트에서 ‘기인’ 김기인의 크산테와 ‘쵸비’ 정지훈의 탈리야가 DK의 진영을 분쇄하면서 명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