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철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일 일본전을 무단으로 취소한 북한축구협회에 0-3 몰수패를 선언했다. 또한 벌금 1만 스위스프랑(약 1500만 원)도 부과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로 예정되었던 일본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 경기를 킥오프 5일 직전 무단으로 취소했다.
앞서 21일 일본에서 열린 양 팀의 3차전(1-0 일본 승)에 이어 5일 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4차전은 북한의 일방적인 취소로 열리지 않았다.
1차전 하프타임서 북한이 갑작스레 일본 개최를 타진했다. 당초 일본 대표팀은 22일 오전 베이징으로 넘어가 평양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요구로 인해 경기가 지연된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요구대로 26일 경기는 일본에서도 치러질 수 없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북한을 제재 중이기 때문에 비자 문제로 추가 체류가 불가능했던 것.
다토 윈저 존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은 "경기는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라며 중립지 개최를 추진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경기 5일 전 새로운 구장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제때 열리지 못했다. AFC는 지난 22일 "북한-일본 경기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라며 "FIFA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내린 결정이다. 이제 이 문제는 FIFA 관련 위원회에 회부된다"라고 전했다.
공은 FIFA로 넘어간 상황. 결과는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북한의 0-3 몰수패라는 철퇴였다. FIFA는 "FIFA 월드컵 예선 사무국은 북한과 일본 경기를 치르거나 일정을 재조정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라고 발표한 뒤 징계위원회를 거쳐 몰수패 처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일본은 4차전을 치르지 않고도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이 확정할 수 있었다. 이번 3-0 몰수승 판결로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승점 12점이 됐기 때문. 반면 북한은 1승 3패, 승점 3점으로 득실 차에서 시리아에 밀리며 3위에 그쳤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말에도 일본과 여자축구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경기 직전 평양 개최 불가를 알린 바 있다. 당시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맞대결을 펼쳤으나 이번엔 중립지역을 구하지 못하며 몰수패를 받아들였다.
북한 측이 경기 개최를 취소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일본 내 유행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에 대한 경계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갑작스러운 취소로 인해서 세계 축구게에서 북한의 신뢰가 다시 한 번 무너지게 됐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