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투헬(51) 감독을 향한 현지 팬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 '키커'는 1일(이하 한국시간) "당장 토마스 투헬 감독을 경질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나달 3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2로 완패했다.
뮌헨이 분데스리가 홈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패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전 3연승이 끊긴 뮌헨은 승점 60점(19승 3무 5패)에 머무르며 리그 우승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앞서 30일 오후 11시 먼저 경기를 치른 1위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TSG 호펜하임을 2-1로 꺾어내면서 레버쿠젠과 2위 뮌헨의 승점 차는 13점으로 벌어졌다.
너무도 많이 벌어진 격차, 1위 레버쿠젠은 이제 잔여 경기서 3승만 거둔다면 구단 창단 최초 리그 우승에 성공한다.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에서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알폰소 데이비스-다이어-더 리흐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김민재는 또 벤치에서 출발했다. 4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뮌헨 수비진은 발 빠른 도르트문트 공격진에 수비 뒷공간을 공략당했고 공격진은 마츠 훔멜스-니코 슐로터벡으로 구성된 도르트문트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뮌헨은 전반 10분 만에 실점을 허용했다. 역습 상황에서 니클라스 퓔크루크에게 공을 건네받은 율리안 브란트는 전방으로 쇄도하는 카림 아데예미를 향해 패스를 밀어줬고 더 리흐트와 속도 경합을 펼친 아데예미는 그대로 질주해 슈팅까지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도르트문트는 후반 38분 율리안 뤼에르손의 추가 골로 격차를 벌렸고 뮌헨은 0-2로 패배했다.
졸전에 이은 10년 만의 홈 경기 패배에 팬들은 일찍 자리를 떠났다.
독일 '빌트'는 "뮌헨 홈팬들은 더 이상 경기를 지켜보길 원치 않았다. 뤼에르손의 두 번째 골이 들어가고 관중석은 눈에 띄게 비워졌다. 중계 카메라는 알리안츠 아레나를 떠나는 수천 명의 팬들을 포착했다"라고 알렸다.
뮌헨은 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경기를 펼쳐온 팀이다. 설사 끌려가던 중이더라도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 역전을 자주 이뤄낸다. 뮌헨의 팬들이 경기를 마치기 전 경기장을 떠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충격적인 패배와 관중들의 집단 귀가, 여기에 더 충격적인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물론 분명하다. 당연하다. 더 이상 희망은 없다"라며 리그 우승 경쟁 포기를 선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이번 경기 후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13점 차이? 레버쿠젠에 축하 인사를 보낸다!"라며 전의를 상실할 모습을 보였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11년 동안 뮌헨이 지배했다. 11회 연속 리그 우승(2012-13, 2013-14, 2014-15, 2015-16, 2016-17, 2017-18, 2018-19, 2019-20, 2020-21, 2021-22, 2022-23)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그전까지도 이미 21회 우승을 기록,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섰다.
투헬 감독이 온전히 시즌을 맡기 시작한 2023-2024시즌, 뮌헨은 크게 흔들렸다. 레버쿠젠의 공식전 39경기 무패 행진과 관계없이 일정하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뮌헨을 상대하는 팀들은 이전과 다르게 '해볼 만하다'라는 태도로 경기에 임한다.
키커는 팬들에게 "뮌헨이 아스날과 펼칠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투헬 감독을 경질해야 할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아무리 형편없는 감독이라도 유럽 대항전 8강 경기를 앞두고 경질하는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무려 53%의 팬들이 '그렇다(Ja)'를 골랐다. 투헬을 향한 분노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reccos23@osen.co.kr